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스페인의 강력한 공격에 밀린 스위스는 중앙선을 넘지 못할 정도로 수비에만 치중해야 했다.
궁지에 몰려 끝까지 꼼짝 못할 것 같던 스위스는 하지만 1-0으로 극적인 승리를낚는 성공했다.
후반 초반 기습 공격 때 결승골을 뽑은 덕이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결승골을 합작해 낸 선수들의 피부색이었다.
선발 라인업11명 가운데 '유이한' 흑인인 블레즈 은쿠포(35.트벤테)가 찔러준 공을 젤송 페르난드스(24.생테티엔)가 골로 마무리 지었다.
은쿠포의 패스는 동료 에렌 디르디요크(레버쿠젠)를 거쳐서 페르난드스에게 연결됐다.
디르디요크가 찬 공이 스페인 수비수를 맞고 튀어나왔고 달려든 페르난드스가 공을 처리했다.
두 선수는 피부색만 같은 게 아니라 출신지가 아프리카라는 점도 비슷하다.
공격수 은쿠포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7살 때 스위스로 이주해 20살 때 시민권을 획득했다.
미드필더 페르난드스는 5살 때 어머니와 함께 아프리카 세네갈을 떠나 스위스에 정착했다.
은쿠포는 1993년 로잔 스포트에서 데뷔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스위스,독일, 카타르, 네덜란드 등을 거치며 활약했고 2002년 스위스 축구 대표팀으로 발탁됐다.
186㎝에 84㎏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는 은쿠포는 거친 몸싸움에 능한 탓에 공중볼 다툼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
배짱도 두둑해 페널티킥 상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시원하게 골을 꽂는다.
또 페르난드스는 스위스 U-21 대표팀에서 뛰면서 이름을 날렸다.
FC 시온, 맨체스터 시티 등을 거치면서 지칠 줄 모르는 지구력을 자랑해왔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5개국어에 능하다.
발렌시아FC에서 뛰는 마누엘 페르난드스와는 사촌지간이다.
스위스는 이날 승리로 16강 진출에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아프리카에서 온두 흑인이 백인 위주의 스위스 팀에 소중한 선물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