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오십년 만에 밝혀지는 비밀은?…극단 문화영토 판, 작품 '반성' 올리다

18일부터 열흘간 전주 소극장서 풀어내

극단 문화영토 판의 가족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반성'공연이 18일부터 27일까지 전주 소극장판에서 열린다. (desk@jjan.kr)

"화염병 한 번 던져보지 못한 우리가 투쟁의 정서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극 중에서 외치는 '그래도 괜찮아 프롤레타리아!'가 공허하지 않아야 한다. 진실되어야 한다."

 

오십년 만에 밝혀지는 비밀. 가족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반성'을 올리는 극단 문화영토 판(대표 백민기) 배우들의 단상이다.

 

삶의 마감을 준비하는 아버지 갑성. 어느날 그는 아내 명자에게 결혼의 비밀을 말하고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집을 나가 3일 만에 돌아온 명자는 냉랭하기만 하다. 갑성은 자식들을 불러모아 유언을 남기며 재산 상속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자식들은 권위적인 아버지에 반발하고 서로의 단점을 폭로하기 바쁘다.

 

가족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다 그러하듯이, 이 연극 또한 갈등하던 가족이 반성하고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반성'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크다. 현대사회의 모습을 가족이란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 이해와 화해 없이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한 가족을 통해 과거의 잘못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책임 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 사회를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고조영씨는 "비극적 가족사를 소재로 진정한 용서와 반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싶었다"며 "가족사에 투영된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족시리즈는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혈연공동체 회복을 위해 문화영토 판이 해마다 이어가고 있는 공연 시리즈. 백민기 문화영토 판 대표는 "그동안 가족시리즈가 웃음과 행복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작품은 가족의 붕괴와 외부적인 환경인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가족을 조명했다"며 "격변기를 보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사회상과 맞물리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이뤄지는 용서와 반성의 모습 또한 엄청난 반전. 2001년 최고의 화제작 '이'를 시작으로 '동아연극상' '서울공연제 희곡상' '2007 올해의 베스트5' 등 주요 연극상을 휩쓴 젊은 극작가 겸 연출가 김태웅이 썼다. 출연은 장걸 안대원 성상희 박재섭 김수진씨.

 

'반성'은 18일부터 27일까지 전주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다. 문의 063) 232-6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