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인출기 범죄 무방비…복제카드에 돈 '술술'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1일 은행 현금인출기에서복제한 신용카드로 남의 돈을 상습적으로 꺼내 쓴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등 위반)로 루마니아인 D(41)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D씨는 4월5일 오전 8시께 부산 중구 남포동의 한 은행지점에서복제 카드로 600만원을 찾는 등 불과 사흘 만에 서울과 부산의 은행 현금인출기에서35차례에 걸쳐 5천만원을 꺼내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D씨는 국내에 체류하던 3월19일~4월7일 영국에서 사온 카드복제기와자신이 만든 초소형 카메라를 주말을 틈타 서울 명동과 종로, 부산 남포동 등 3곳의은행 현금인출기에 설치하고 카드정보를 빼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복제기는 현금인출기의 카드투입구에 덧씌우는 형태로 제작됐으며 크기가작고 색깔이 본체와 똑같아 고객은 물론 은행 직원도 설치 여부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몰래카메라는 입력화면을 담을 수 있도록 인출기 뒤편 상단에 설치돼 사용자의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데 사용됐다.

 

경찰은 "D씨가 인터넷을 통해 한국이 잘 산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 지역으로 삼았으며 범행 두 달 전에 입국해 일주일간 주요 은행의 현금인출기 경비 현황을 파악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CCTV 정보와 출ㆍ입국 기록을 토대로 D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가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고자 지난 16일 다시 입국한 사실을 알고 검거했다.

 

경찰은 D씨가 국제 신용카드 밀매조직과 연계됐는지를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