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지목되는 베테랑들은 골든보이 안정환(34.다롄 스더)과 터프가이 김남일(33.톰 톰스크)이다.
이들 스타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로서 현재 대표팀 선수에게는 현재도 우상이다.
대표팀에는 마찬가지로 신화의 주인공인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주장으로서 필드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지만 물리적 한계가 있는 모습이다.
필드에서 싸움을 고민하는 데 진력하는 박지성이나, 허정무 감독 등 코치진이원정 합숙생활에서 보듬을 수 없는 경기 외적인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목받고 싶은 과욕, 주전에서 배제된 소외감, 빅매치의 전후에 오는 중압감 등을 생활에서 풀어내고 팀의 경기력 향상으로 승화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핵심선수나 코치진이 하기에는 어색하거나 어려운 것.안정환과 김남일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선수들의 격한 감정을 조절하고 서로 합심할 수 있도록 돕는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대표팀 안팎의 얘기다.
안정환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특유의 해결사 기질을 인정받아 백업요원으로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아 아직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언제라도 출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지만 마음은 비웠다는 것인 본인의 말이며 고참이자 우상으로서 선수들의 마음을 보듬고 기술을 조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팀이 지금까지 화목한 분위기를 이어온 데는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안정환자신이 억울한 선수들을 찾아가 일상적으로 대화하고 격려한 게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백업요원의 역할을 하는 김남일도 '라커룸의 숨은 캡틴'으로서 대표팀에 동기를 부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김남일은 지난 12일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기 직전 라커룸에서 '후회없이 싸우자'며 선수를 일일이 포옹하고 허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과도 손을 꽉 맞잡았다.
정성룡(25.성남)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준 백전노장 이운재(37.수원)는 위로를 받았고 대표팀의 막내인 이승렬(21.FC서울)과 김보경(21.오이타)은 용기를 얻었다.
2008년 10월 박지성에게 주장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김남일이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코치진부터 막내 선수까지 연결고리로 활동한다는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대표팀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계를 주름잡는 조직력을 보이며 4강까지 올라간 데는 황선홍과 홍명보 등 맏형들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게 중론이다.
안정환과 김남일 등 베테랑들의 맏형 역할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선전에 어떤촉매로 작용할지 16강 토너먼트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