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건강] 교통사고와 한방치료

침·뜸 등으로 어혈 제거하고 경락 순환 촉진

뜨거운 여름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특별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도록 유혹한다. 흥분과 즐거움이 가득한 이러한 휴가에는 자동차와 운전이 빠질 수 없다. 열린 차창으로 흠뻑 적셔지듯 불어오는 바람은 그야말로 지친 일상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작은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즐거워야 할 여행에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너무도 힘겨운 마음과 육체의 고통이 따를 수도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먼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겠지만, 피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적절한 대처가 중요할 것이다.

 

사고 중에서 특히 많은 것은 가벼운 추돌 사고이다. 정체된 구간이나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잠시 주의력을 잃은 운전자들이 앞뒤의 차와 충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벼운 사고로 차에 손상이 없거나 신체적 외상이 심하지 않다면 다행이지만, 심한 손상이 있거나 하루 이틀이 지나며 뒷머리와 뒷목이 뻣뻣하게 굳은 느낌을 받는 다거나 목을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등의 통증을 보인다면 적절한 치료한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목 주변의 현상을 임상에서는 사고로 인한 '편타 손상'이라고 한다.

 

편타 손상은 대부분 검사상으로는 큰 이상이 없어 꾀병으로 오인 받기도 하지만 이는 인대와 목 주위 근육이 손상되었거나 긴장의 증가를 표현해 주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수 시간 또는 수 주일 동안 지속되며, 환자는 특정 부위로 통증이 증가되거나 뻣뻣하게 굳어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심하면 몸을 움직이기가 무척 힘들고 야간에 잠을 이루지 못하며 통증으로 인해 정신적 불안은 더욱 가중된다.

 

이런 경우에 한방에서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데, 가장 먼저 사고로 인한 어혈(瘀血)을 풀어 없애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 관련 한약이나 침, 뜸 등의 치료를 통해 기(氣)가 흘러가는 길인 경락(經絡)의 순환을 활발하게 높여 초기 통증과 운동장애를 정상화하도록 회복을 돕는다. 최근에는 기존의 어혈을 빼내는 방법으로 약침을 이용한 어혈제거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약침은 약의 효과와 침의 효과를 병행하여 치료를 극대화 시키고자 개발된 방법으로 한방병원을 비롯하여 한의원에서 많은 임상 효과를 보이고 있고 임상연구 결과 또한 그 성과가 높다. 더불어 척추의 심각한 틀어짐이나 적극적인 교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한방교정요법인 도인안교나 추나요법을 통해 사고로 인한 인체 근골격의 불안정 상태를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도록 해야 한다. 심한 사고로 수술을 하였거나 장기간 치료 후에 재활을 할 때에도 한방치료가 도움이 되는데, 이 때에는 특히 전기침이나 뜸 치료 등이 어혈을 제거하고 기혈 순환을 돕는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교통사고로 인하여 입원 또는 통원치료를 하는 환자들 중에 때로는 장기간 소요되는 치료과정에 평생 갖고 가야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자신감을 잃기도 하지만 어혈제거와 경락순환을 높이는 침, 뜸 등의 치료과정에서 이내 일상생활로의 복귀 가능한 회복속도에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따라서 사고 이후 초기 치료에서는 사고에 대한 정신적 충격이나 불안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고 후기로 갈수록 후유증에 대한 심적 부담이나 소실된 자신감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극복하면서 정상 생활로의 빠른 복귀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할 거라 생각된다.

 

/송범용(척추관절통증센터 교수)

 

▲송범용 교수는

 

대한한방체열진단학회 이사 역임

 

현 우석대학교 한방병원 진료부장, 대한침구학회 평생회원, 대한약침학회 학술위원·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