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줄거리는 나이 많은 부자 독신자 '우베르토'의 젊고 꾀 많은 하녀 '세르피나'가 재치있는 술책으로 '우베르토'의 부인이 되는 내용이다. 하녀에서 안주인으로 사회적 신분이 상승되는 내용인 것이다. 하녀가 귀족의 부인이 되는 일은 당시 지배세력에게는 달가운 내용이 아니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달콤한 꿈이었던 것이다. <마님이 된 하녀> 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은 신분 반전 내용을 쉽고 재밌게 표현해 놓은 페르골레지의 음악이 보통 사람들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왕자와 거지> <빨강머리 앤> <키다리아저씨>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춘향전> 등이 다 신분 반전 내용 아니던가? 그래서 재미있지 않던가? 춘향전> 낙랑공주와> 키다리아저씨> 빨강머리> 왕자와> 마님이>
하긴 <첼로협주곡> 으로 큰 사랑을 받는 영국 작곡가 엘가(Edward Elgar, 1857~1934)가 유명한 음악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시골 태생인 그가 상류층 신분인 아홉 살 연상 앨리스와 결혼하며 신분반전을 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이도 있다. 아내 덕에 상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었고, 1901년 빅토리아 여왕이 서거하고 에드워드 1세가 즉위할 때 그의 <위풍당당 행진곡> 에 '희망과 영광의 나라'라는 가사를 붙여 대영제국의 영광을 합창으로 칭송하며 스타가 되었다는 것이다. <마님이 된 하녀> 도 신분 반전 인생의 성공담, 보통 사람들의 바람을 대변하는 내용이었던 셈이다. 페르골레지는 그런 내용을 음악으로 참 재미있게 잘 표현해 놓았다. 마님이> 위풍당당> 첼로협주곡>
<마님이 된 하녀> 는 배역도 단순하다. 두 남녀 '우베르토'와 '세르피나'의 대화와 아리아로 줄거리를 엮어 나간다. 등장인물은 셋이지만 또 하나의 인물인 하인 '베스포네'는 말이 없는 연기만 한다. 이 시대의 보편적 음향인 콘티누오(Continuo)의 현악앙상블로 반주되며, 도약적인 선율과 예기치 않은 강세를 사용하여 희극적 효과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마님이>
당시 나폴리 오페라의 또 한 특징은 다 카포 아리아(Da capo Aria)였다. 다 카포 아리아는 아리아의 한 형식으로 2부분형식의 노래를 한 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 가는데, 처음으로 되돌아가서는 반복되는 처음 노래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선율에 화려한 장식을 더해가며 가수가 자기의 음악 능력을 과시하는 양식이었다. 1부분과 2부분의 대비가 있은 후 1부분으로 다시 돌아가 균형을 이뤄준 다음 끝나는 'ABA형식'이다. <마님이 된 하녀> 의 아리아도 이런 다 카포 아리아이다. 마님이>
문득 우리 고장에서도 규모 큰 오페라만 무대에 올리지 말고 <마님이 된 하녀> 와 같은 막간극류의 재미있는 작품이 자주 공연된다면 클래식 공연에도 대중들의 참석이 많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든 아마추어든 예술작품에 대한 가장 단순한 평가는 '재미있다' 아니면 '재미없다'이기 때문이다. 공감이 가고 재미가 있어야 관심이 생기는 것은 세상 일의 상식이다. 마님이>
<마님이 된 하녀> 의 시작 부분에서 '우베르토'가 먹을 것을 제 때 가져오지 않는다며 하녀 '세르피나'를 부르는 방울을 울리자 들어온 사람은 벙어리 하인 '베스포네'. '세르피나'가 늦게 오자 욕을 하며 화를 내는 주인에게 '세르피나'는 '성미급한, 우리 성미급한 양반(Stizzoso, mio stizzoso)'의 아리아를 부르는데 얼마나 귀엽고, 앙증맞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지! '세르피나'는 어린애 달래듯이 주인에게 "쉿-, 쉿-" 잔소리 싫으니 그만 하라며 "잘난 척 하시지만 제겐 소용없어요."할 때의 이 "쉿-, 쉿-"은 당시 순식간에 유행어가 되었다고 한다. '세르피나'의 노래가 그만큼 재미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대본의 가사 내용은 고상하지 않으나 선율은 편안하고 아름답고 고상하다. '성미 급한, 우리 성미 급한 양반'을 들어보면 '세르피나'의 애교 철철 넘치는 귀여운 노래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클래식은 품위있게 재미있다. 마님이>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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