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오스본, 60대의 화려한 헤비메탈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헤비메탈을 할 수 있을까. 헤비메탈은 록 음악 중에서도 가장 거칠고 강한 소리를 내야 해 젊음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60대에도 헤비메탈을 '할 수 있다'고 증명하는 세기의 뮤지션이 있다.

 

헤비메탈 음악의 역사를 써 온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 62세의 나이에 열 번째 정규 앨범 '스크림(Scream)'을 발표했다.

 

앨범 이름 그대로 '내지르기'에 충실하고자 한 이번 음반은 오지 오스본의 전형적인 헤비메탈 사운드를 그대로 담고 있다.

 

컴퓨터를 통해 변형된 소리라고는 하지만, 회갑을 넘긴 나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짱짱한' 목소리에서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1969년 친구들과 함께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를 결성, 헤비메탈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그는 1978년 이 밴드를 떠난 뒤에도 자신의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며 전 세계적으로 5천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다.

 

거칠고 어두운 음악을 통해 악마주의와 세상에 대한 반항을 노래했던 그는 그러나 2000년대 들어 TV쇼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이미지로 변신했다.

 

2002년 3월부터 미국의 케이블채널 MTV를 통해 방영된 '오스본 가족(The Osbourne)'은 시트콤 같은 분위기로 다소 엉뚱하지만 친근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주는 오지 오스본과 가족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담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통해 코믹한 캐릭터를 보여준 오스본은 이제 다시 본업인 음악가로 돌아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2007년 5월 발표한 '블랙 레인(Black Rain)'에 이어 3년 만에 내놓은 이번 앨범에서 오스본은 새 기타리스트 거스 지(Gus G)와 키보디스트 아담 웨이크먼(Adam Wakeman), 전작에서도 함께 했던 베이시스트 롭 니콜슨(Rob Nicholson) 등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전성기 시절의 사운드를 구현하고자 애썼다.

 

오스본의 보컬에 너무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면 타이틀곡 '렛 잇 다이(Let It Die)'를 비롯해 앨범 전체의 음악적 완성도는 전작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그의 음악을 기다려온 팬이라면 더없이 환영할 만한 앨범이다.

 

모두 11곡이 수록됐다. 소니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