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메아리] 치유의 숲 - 김관식

김관식(자인산부인과 원장)

 

수술 후 퇴원하는 환자를 대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무슨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가, 가려야할 할 음식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나는 일반적으로는 가릴 것 없이 고루 드실 것과 운동으로는 걷기를 추천하곤 한다. 회복기 환자들의 경우 무리하지 말고 몸상태에 따라 일주일에 2-3회 30분에서 1시간 정도 땀이 살짝 배는 정도 걸으시라고 권한다.

 

서점에 들러보면 건강과 관련된 코너에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이 먹거리에 관한 책이다. 무엇을 먹어야 건강할 것인가 수많은 책들이 답하고 있으나 운동과 관련된 안내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걷기는 모든 사람이 그 자신의 상태에 맞게 조절하여 수행할 수있는 가장 기본이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걷기가 숲에서 이뤄질 때 숲이 내뿜는 수많은 종류의 휘발성물질인 피톤치드, 고농도 음이온, 다량의 신선한 산소 등이 심혈관, 호흡기, 면역, 중추 및 자율신경계 등을 다독여 숲은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이 된다.

 

우리나라는 산림이 국토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중장년의 옛 기억 속의 황토색 산은 국력의 발전과 함께 어디를 가나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는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인구증가로 산림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탐색과 함께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산림청의 계획에서도 볼 수 있듯이 녹색일자리 창출, 산림문화체험숲길 조성, 산촌생태마을 조성, 치유의 숲 조성 등 지금까지 가꾸어 왔던 산과 숲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하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되었다. 산림청은 그중 휴양과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서의 숲의 기능에 주목하고 2017년까지 전국 각지에 18개의 치유의 숲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자체들도 수준높은 산림복지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되었다.

 

도내에는 숲을 즐길 수 있는 다수의 휴양림이 있으나 지난 주말 찾은 전주 근교 편백나무 숲은 가까이 있어 널리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숲이라 생각된다. 남원으로 가는 국도17번을 따라가다 편백숲이라 쓰여진 작은 팻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어서면 수직으로 뻗은 편백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1976년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 뒤편 산자락 85만9500㎡(26만여평)에 심어진 10만 그루의 편백나무가 올해로 34년째 자라고 있다. 상관면은 사람들이 찿을 수 있도록 주차장과 숲속 산책길을 조성하여 두었으며 지역 주민들이 좁은 산길의 교통흐름을 도와주고 있어 고마움을 느끼게 하였다. 들은 내력으로 보아 정부나 도의 지원이 있다면 훌륭한 복지공간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산림과학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편백나무 숲과 소나무 숲의 공기 성분 분석 결과 편백나무 숲의 공기에만 천식을 일으키는 곰팡이에 항균효과가 있는 사비넨 성분이 함유되 있으며 피톤치드 농도도 소나무숲에 비해 훨씬 높다고 한다. Phyton(식물)과 Cide(살균력)의 복합어인 피톤치드는 바람이 없는 고요한 새벽, 계절적으로는 6월부터 8월에 풍부하다 하니 번잡한 도시를 떠나 마음을 편히 하고 주말 아침 일찍 숲길을 산책하는 여유를 가져보기에 좋은 때가 아닐까 한다.

 

/김관식(자인산부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