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복원 20년 계획 9월 종료

광화문 복원으로 마무리..2차 중건에 비견

꼭 20년이다. 공사판이 아닌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요즘도 공사가 한창이다. 경술국치 100년을 기념해 오는 8월15일 모습을 드러낼 광화문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면 경복궁은 1990년 이후 헐떡이며 달린 지난 20년을 뒤로 하고 긴 휴식에 들어간다.

 

조선왕조를 개창한 태조 이성계 시대 그 법궁(法宮)으로 건립된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완전히 불타 내려앉아 푸성귀 무성한 황무지로 변했다가 대원군 집권 시대인 고종시대에 이르러서야 중건됐다.

 

보수 마무리 직전 근정전(2003.9.4) (desk@jjan.kr)

 

하지만, 조선을 계승한 대한제국이 패망하면서 경복궁은 다시금 위엄을 잃어버리고 황폐일로를 걷게 됐다.

 

이런 경복궁이 마침내 광화문 복원을 정점으로 새 단장을 하고 늦어도 9월이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광화문 조감도 (desk@jjan.kr)

 

문화재청 박영근 문화재활용국장은 1일 "(경복궁 경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이전 문제가 남아 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므로 경복궁 복원은 광화문 완공과 더불어 사실상 마무리된다고 보아도 좋다"고 말했다.

 

경복궁 복원 20개년 계획은 공식적으로 1990년에 시작했다. 애초 2009년 마무리될 예정이던 이 사업은 총예산 1천789억원을 투입해 강녕전을 비롯한 93개동 3천250평을 복원한다는 것이다.

 

순차적 사업진행을 위해 정부는 복원 권역을 구분했다. 이에 따라 1990-1995년에는 왕과 왕비의 일상 생활공간인 침전(寢殿) 권역 사업을 마무리했고, 1994-1999년에는 세자를 위한 공간인 동궁(東宮) 권역 복원사업을 끝냈다.

 

1996-2001년에는 근정전 전면인 흥례문(興禮門) 권역을 복원했으며 1997-2005년에는 궁내 북서쪽에 있는 제례 공간인 태원전(泰元殿) 권역을 마쳤고, 2001년 이후에는 광화문 및 기타 권역에 대한 복원사업을 벌였다.

 

이런 복원사업을 통해 경복궁은 1990년 당시 건물 기준 36개동 2천957평이었지만 이제 129개동 6천207평을 갖추게 됨으로써 고종시대 중건 당시 330여개동, 약 1만5천600평의 40%가량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이 기간에 근정전은 새 옷을 갈아입었고, 명성황후가 시해된 공간으로 유명한 건청궁(乾淸宮)도 복원됐다.

 

따라서 올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경복궁 20년 복원 계획은 고종시대 제1차 중건을 잇는 제2차 중건에 비견할 만하다.

 

이런 작업을 토대로 문화재청은 서울을 유네스코 역사문화도시로 등재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