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같이하는 교사들의 교수학습 지도나 생활지도 전반적인 학급 관리 사항을 분석의 눈으로 보는 교장은 만족하고 있었다. 교장의 경영철학을이해하고 기본 원리와 개념을 바탕으로 교과교육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이끌어 내고자 전개하는 수업을 참관, 또는 수시로 지나치며 확인할 때는, 내 아이를 맡기고 싶을 정도로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떨까.
요즘 교사들의 교수학습 방법이 변화되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참아줘야 하는 과정 중심의 수업은 피하고, 문제풀이 교육에 열을 올린다.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할 과제를 놓고 발표하고 여러 친구들과 토론하고 선생님의 지도조언도 듣고,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 내는 바람직한 과정중심의 교육은, 평가의 조급함으로 시험지 풀기 시간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점수 공개 우려와 잦은 평가는 생각하는 수업에서 암기위주의 수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루하루 성장되어 가는 학생들의 지식 구성 과정을 보면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던 모습이, 일제평가가 강조되면서 문제풀이식으로 변화되는 모습은 참으로 걱정과 우려가 앞선다.
또한 평가문제는 학습목표와 관련하여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은 문제인가 말이다. 정답만을 요구하는 단순 암기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라면 더욱 걱정이 된다.
학부모의 변화는 가상하다. 본교 교육과정 운영씨스템이 좋아서 선택하였고 전입대기 순위명부에 기재하고, 어렵게 본교에 들어온 학생도 많다. 그러나 요즘은 이렇게 요구한다. '시험 점수가 썩 좋지 않다. 시내 학교 친구들은 학원도 늦게 까지 다니고 점수도 높은데, 시험지를 많이 풀고 점수를 올려달라'고 한다.
그러면 교장은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고학년 같으면 시험지 공부위주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학년에서 시험지 문제풀이를 원한다면 다시 전주학교로 전학을 가도 좋다'고 말했지만, 어떤 담임이 학부모의 그 요구에 자유로울 수가 있을까.
'시험문제가 수능 문제형식으로 과정을 생각하고 풀어야 하고, 옛날 시험지하고 틀리고 매우 어렵다'라고 궁색스럽게 이해시키려한다.
하지만 성장기 전두엽의 창의력 해마를 번식시키는 고민하고 생각하는 수업을 해야 하며, 시험지 풀이로 어린 학생들의 생각의 싹을 잘라 버리면 안된다. 단순 암기식 시험지 풀기 지도는 범법 행위다.
빌게이츠는 2005년 방문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을 보고 '똑같이 찍어내는 풀빵식 교육', 2008년 방한시에는 '밤 11시까지 공부하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는 교육'이라고 하였다. 교육 현장에 있는 우리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 나라 장래를 위하여 참 많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교사나 학생, 학부모가 교육의 결과를 반성할 수 있는 평가 매우 중요하다. 학생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기초기본 교육 평가는 철두철미하게 하되, 단순 암기가 필요한 교과의 평가는 줄여서, 학생들과 교사들의 에너지를 진정으로 미래를 위한 학생 주도형 교수방법으로 대치하도록 능력을 키워가야 한다. 열린교육을 처음 시작했던 1997년의 여름이 그립다. 우리 교사들이 교수학습 방법을 연구하기 위하여 자비로 밤을 새며 모여 공부하였다. 학생들의 생각의 틀이 크게도 작게도 구성되어간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교수 지도 방법은 바꿔지기 시작하였다.
지원청에서는 교사들의 시간을 잡무로 뺏기지 않도록 보고 공문을 없애고, 또한 보조인력을 확보해 줘야 하며, 교사이외의 학교인력이 교사의 잡무처리를 전적으로 담당하도록 하여야 한다. 수업교사는 오직 수업을 고민하고 연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백인숙(완주 남관초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