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해수(海水) 유통 - 백성일

새만금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처럼 소개되고 있다.유토피아 인 것처럼 말이다.정말 그럴까.역대 지사들이 새만금을 희망의 땅으로 열나게 홍보한 탓이다.지도를 바꾸는 대역사인 만큼 고비 때마다 도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필요해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비전 없는 전북에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해 그랬을 수 있다.새만금은 전북의 희망이므로 장차 성공하면 우리나라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완주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새만금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이순신장군의 명랑대첩까지 떠올리면서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 중심도시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말은 옳은 말이다.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준공기간을 10년 앞당겨 내년부터 해마다 국가예산 1조원씩을 쏟아 붓어야 내부개발을 마칠 수 있다.19년간 2조9천억원을 들여 33㎞를 막은 액수에 비한다면 21조는 천문학적이다.

 

노태우·김대중 간 정치적 합의로 태동된 사업이어서 논란이 많았다.개발론자와 환경보존론자는 걸핏하면 쌍심지를 켰다.개발론자들은 솔직히 새만금을 너무 많이 팔아 먹었다.선거 때마다 지사나 국회의원 할 것 없이 새만금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것처럼 새만금을 갖고 놀았다.새만금사업은 만병통치약이요 요술방망이와 같았다.걸림돌에 부딪치면 막고 품는 식으로 뚫고 나갔다.안되면 그 때마다 관제데모대를 불러 들이면 그만이었다.

 

새만금이란 단어가 전북에서는 희망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도민을 우민화시키는 면도 있었다.때로는 정략적 발상에 따라 도민들을 동원 체계화 한면도 없지 않다.새만금을 도민들의 뇌리에 하나의 신앙심으로 똬리 뜰었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알맹이가 없다.외화내빈격이나 다름 없다.지금까지는 바지락 양식장 사가지고 보상 받아 떼부자 된 사람이나 정치적으로 새만금을 가지고 놀아 정치적 이득을 챙긴 세력들만 득의만면하다.

 

앞으로 내부 개발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지만 김지사의 취임사에는 이같은 구체적 방안이 없다.수질개선 문제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그간 특별법이 만들어져 내부개발이 탄력을 받는 것 같이 보이지만 정부 의지가 없어 내부개발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최근 방조제 일부를 헐어 배가 드는 통선문을 설치하려는 의도는 또다시 해수유통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김지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