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클립스 (판타지, 멜로/ 124분/ 12세 관람가)
항상 하는 얘기지만 영화 선택에 있어 가장 큰 기준은 '꽃미남 배우' 되시겠다. 이야기나 액션도 중요하지만 일단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하니 배우의 생김새는 꽤나 중요한 부분. 물론 전혀 아닐 때도 있지만 시리즈물은 특히나 따지지 않을 수가 없다. 생각해보자. 소개팅에 나갔는데 처음 만난 자리에서 알아봤자 얼마나 알 수 있겠나. 일단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게 외모. 외모가 마음에 들면 두 번 보게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고 성격도 알고 그런 차례란 말이다. 그래서 시리즈물 영화에 출현하는 배우는 계속해서 보고 싶은 정도의 외모는 가져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논리다. 영화 '이클립스'는 '트와일라잇' '뉴문'을 잇는 3편.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남녀 배우 모두 아주 바르게 성장해 주고 있는 탓에 관람해야 하는 영화로 등극하고야 말았다.
한 평범한 소녀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섹시한 뱀파이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사랑에 빠진다는 '트와일라잇'. 그리고 이 평범한 소녀가 섹시한 뱀파이어와 뱀파이어만큼 매력적인 늑대인간 제이콥(테일러 로트너) 사이에서 사랑을 고민한다는 '뉴문'. 이 두 편을 뒤로한 '이클립스'는 결국 소녀가 뱀파이어를 선택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이 세편의 이야기 안에는 인간인 벨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종 전투가 벌어진다. 그러나 '트와일라잇'과 '뉴문'은 판타지 영화보다는 로맨틱 무비가 가깝다는 것이 많은 평론가들의 결론. '이클립스'는 다행이 전편들 보다는 덜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야기의 반 이상이 주인공들의 애정 전선으로 가득 차 있다. 전편에서 에드워드에게 애인을 잃은 뱀파이어 빅토리아(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는 시애틀의 인간을 마구잡이로 사냥하기 시작하며 뱀파이어 군단을 만들어 복수를 하려고 한다. 벨라를 지키고 싶은 에드워드는 같은 마음의 제이콥과 함께 협약을 맺으며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의 동맹이 시작되는데.
전편들에 비해 '이클립스'는 그 애정 농도가 짙어졌다. 뱀파이어 영화가 '12세 관람가'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생각했지만(왠지 뱀파이어는 섹시해야 할 것 같은 선입견 때문에) '이클립스'는 '12세 관람가'라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을 정도다. 벨라는 에드워드와의 첫경험을 기대하고 19세기 출신의 보수주의 에드워드는 반대한다. 이들의 이런 대화는 공공연히 영화 속에서 이어지고 스킨쉽의 횟수와 정도도 너무 많다. 동방예의지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좀 부끄럽다' 생각했다면 너무 구시대적인 발상일까. 여전히 상의 탈의를 고집하는 늑대인간 제이콥도 눈이 즐거운 동시에 민망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어째든 '뉴문'에 이해 이번 편 또한 다음 편을 위한 준비운동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다행이도 '이클립스'는 전작들에 비해 로맨스와 액션 비율이 맞는 편이지만 아직도 맞춰가는 과정. 한 가지 걱정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다음 작이 '킨제이 보고서'를 만들었던 빌 콘돈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벌써부터 영화 팬들은 이 어울리지 않는 감독과의 조화에 아우성이지만 잘생긴 배우들 탓인가. 다음 편까지도 목메어 기다리게 된다. 이어지는 시리즈마다 한 숨이 나오지만 챙겨볼 수밖에 없는 중독성, 그게 이 시리즈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