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된 이들의 범죄유형은 공금횡령(배임) 107명, 인사청탁 등 금품수수 59명, 직무유기 40명, 단속 무마 조건의 금품수수 14명, 보조금 횡령(배임) 13명, 사이비 기자 11명, 공사수주 금품수수 3명이었다.
그런데 양적인 실적에 비해 조치결과는 빈약하다. 333명을 검거하고도 구속된 인원은 고작 5명에 불과했다니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구속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토착비리 특별단속을 벌여 놓고도 이런 조치결과가 나왔다면 실적 위주의 단속이 이뤄졌거나, 토착비리의 범주에 들지도 않는 사안을 토착비리에 넣어 발표했다는 의혹을 살 수도 있다.
토착비리 단속이라면 적어도 지역의 관료와 업자, 유지, 토호들이 유착 돼서 잇권에 개입하고 이득을 취하는 등의 사례를 적발했어야 한다. 각종 인허가권과 국가보조금·예산 집행권을 가진 공무원(전체의 84%)과 교육비리 사범(14%)을 검거한 것은 눈여겨 볼만 하지만 도민들이 체감하는 고질적이고 조직적인 토착비리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북지역에선 과거 '5적(賊)'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공사입찰과 인허가, 공무원 인사 등 각종 잇권에 개입해 이득을 취하고 권력 관계를 이용해 브로커 역할을 한 다섯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신 5적'이라는 말이 나돈다. 이들을 건드리지 않고 토착비리를 척결했다고 한다면 지나가던 소도 웃을 것이다.
비리를 저지르는 지역유지들의 공통점은 권력에 아부를 잘 한다는 점이다. 이임할 때 공로패· 감사패를 주면서 연결고리를 확보한다거나, 권력의 수장 '모시는' 일에 각별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반사이익을 노리고 거간꾼 역할을 하면서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토착비리다. 관행으로 굳어지면서 구조적인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 되는 것이다. 경찰이나 검찰은 이런 행태를 보고도 적당히 넘어가거나 방치해선 안된다. 경찰청이 올 하반기에도 토착비리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