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조용호(49) 씨의 첫 장편소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문이당 펴냄)가 출간됐다. 199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해 소설집 '왈릴리 고양이나무' 등을 발표한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사라진 노래를 찾아 떠난다'며 자취를 감춘 노래꾼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를 담았다.
젊은 시절 한때 노래꾼의 삶을 살았던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는 이 소설은 가슴 깊은 곳에서 북받쳐 나온 노래처럼 애달픈 한 노래꾼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다.
소설은 어느 날 노래꾼 연우가 화자인 '나'에게 유언 같은 비망록을 남기고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비망록에는 노래와 사랑에 대한 연우의 사연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나는 대학 시절 좋아했던 여인이며 지금은 연우의 아내인 승미와 함께 그를 찾아 나선다. 연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은 지난날의 추억을 만나고 연우가 치명적인 사랑의 아픔을 남기고 떠난 여인 선화를 찾아 떠났음을 알게 된다.
노래꾼이었던 작가가 쓴 노래꾼의 이야기답게 소설의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노래가 흐른다.
'마른 잎 다시 살아나'와 '오월의 노래'는 분노와 슬픔의 역사를, '흥타령'과 '상엿소리' '만물산야' 등의 민요는 서러운 정한을, '생에 감사드리며'와 '마리아가 가네'는 운명적인 사랑을 드러낸다. 제목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는 아타우알파 유팡키의 노래다.
작가는 "내 청춘기를 지탱해 주었던 것도 노래였다. 그 노래의 힘으로 고통스러웠던 연대를 헤쳐 나올 수 있었다"며 "이 소설을 쓰는 내내 안팎으로 노래에 많이 기댔다. 나의 서사가 그 노래들에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림 시인은 "연우를 둘러싼 몇 노래꾼과 그 삶의 궤적은 사람의 운명과 인연은 무엇이고 꿈과 욕망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며 "직접 노래운동을 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세목은 때로는 서럽고 때로는 안타깝고 또 때로는 아름답다"고 말했다. 280쪽. 1만1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