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경찰, 방송전 인터뷰 질문지 요구"

MBC 노조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관이 라디오 방송의 스튜디오에 찾아와 인터뷰 질문지를 사전 요구했다며 서울경찰청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생방송 5분 전에 서울 경찰청 정보분실 소속 박모 경위가 스튜디오로 찾아와 이날 방송에서진행될 예정이던 인터뷰의 질문지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천경찰서 고문 파문과 관련해 '항명 파동'을 일으켰던 채수창 강북경찰서장을 전화 인터뷰할 예정이었다.

 

이에 이 프로그램의 김모 PD는 "인터뷰 질문지는 우리 심의실에서도 미리 보는 경우가 없다"며 거절 의사를 표한 뒤 스튜디오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고 박 경위는자리를 떴다.

 

사건이 알려지자 MBC 라디오국 소속 PD들은 9일 간담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고 이에 같은 날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과 박경위가 MBC를 방문, 서경주 라디오본부장과 면담을 갖고 "스튜디오까지 간 것은 잘못된 일이다. 사찰이나 사전 검열은 아니다"고 사과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사건의 총책임자인 서울 경찰청장이 진상을 밝히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며 "아울러 누가 이번 사건을 지시했는지 조사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박 경위가 스튜디오까지 간 것은 맞지만 인터뷰 질문지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인터뷰 내용을 물어본 것"이라며 "MBC측에 정중한 사과의 뜻을 표했고 해당 경찰관은 절차에 따라 인사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