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힘 2050] 전주효자문화의집 새벽요가반

4년이상 요가로 하루 시작…배움 열정 깊어 인도 방문, 강사로 활동하는 이도 여럿

매일 오전 5시40분 전주효자문화의집에서 요가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 4년여가 지나면서 모두 요가 예찬론자가 됐다. (desk@jjan.kr)

주부 한삼남씨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었다. 뇌하수체 기능저하증으로 15년간 병원을 들락날락 했다. 걸핏하면 허리가 삐끗해 움직이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지인들의 권유로 2005년 시작한 요가. 요가로 몸의 균형을 되찾게 되면서 아픈 곳이 하나둘씩 없어졌다. 병원과도 작별인사를 나눈 지 오래다.

 

강명임씨도 한씨만큼이나 허약했다. 늘 감기를 달고 살았고, 남앞에 나서는 것도 싫어했다. 5년 전 요가를 할 때만 해도 보약을 먹어가면서 했을 정도.

 

"(요가) 선생님이 '몸도 업(業)'이라고 했어요. '업 닦는다'는 마음으로 했죠. 지금은 사람 됐습니다. 엄마가 딸 건강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요가반 사람들한테 잔치까지 해줬어요."

 

"태어났을 때부터 유연했다"는 농담에 "내가 요가반의 꽃"이라고 너스레까지 떤다.

 

10일 오전 5시40분 전주 효자문화의집(관장 김선태). 단잠을 뿌리치고 나선 새벽 요가반 회원들은 아침부터 짧아진 호흡과 틀어진 자세를 바로 잡는 '파워 요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30~50대 여성들로 몸의 유연성이 떨어질 법한 시기지만, 신체 나이는 잊고 사는듯 했다. 요가는 호흡, 자세, 명상으로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이고, 심신의 누적된 스트레스와 피로를 없애주는 운동. 근육을 늘이고 마음을 이완시켜 '영혼이 담긴 스트레칭'이라고도 한다. 이들이 하는 '파워요가'는 몸의 유연성은 좋은데 근력이 약하거나 무기력함을 많이 느끼는 이에게 적당한 요가. 반면 '힐링요가' 혹은 '베이직요가' 등은 '왕초보'들이 호흡이나 명상의 기본을 배우는 데 좋다.

 

이들은 어깨로 지탱하면서 두 발을 머리 위로 올리는 '어깨로 서기', 다리를 머리 뒤로 보내고 발끝이 바닥에 닿도록 하는 '쟁기 자세', 가슴을 들어올려 등을 아치 모양으로 만들고 머리를 뒤로 젖혀 정수리가 바닥에 닿게 하는 '물고기 자세' 등 고난이도 동작도 거뜬히 소화해냈다. 요가 경력만 4년 이상된 강명임 김경란 김은예 김효경 이정옥 전미영 정한순 최경숙 한삼남씨가 주인공. 이날 수업에 참여는 못했지만 초창기 멤버인 송재윤 이보연 부부와 김민주씨를 비롯해 엄선영 소애숙 최정희씨도 오랜 시간 이 수업에 함께 해왔다.

 

"새벽은 굉장히 신성한 시간이에요. 몸을 정리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데 중요하죠. 틀어졌던 몸과 마음을 바로 잡는 데 아주 좋습니다."

 

6년 째 이들을 지도해오고 있는 이성자씨는 '요가 예찬론자'다. 덕분에 남편인 이영호씨도 새벽 요가반에 참여하는 데다, 딸 이진아씨도 인도 비베카난다 대학에서 요가를 배워왔을 만큼 요가로 똘똘 뭉친 가족이다. '요가 가족'은 이들 뿐만 아니다. 김경란씨는 친정 엄마와 동생까지 지도해 '요가 마니아'로 만들어놨다. 친정 식구들이 함께 모이면 요가로 뻐근한 몸부터 푼다.

 

특히 요가는 단전을 통해 깊은 호흡을 하는 것이 특징. 이성자씨는 "그래야만 순환기 호흡기 신경계 내분비계가 정화되고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인 사람도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변화된다"고 설명했다.

 

요가에 한 번 '푹' 빠지면 헤어나올 길이 없는 것 같다. 새벽 요가반 대다수 회원들은 인도까지 직접 다녀왔다. 요가가 인도에서 출발한 것인 만큼, 본고장의 요가를 직접 보고 배우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이런 열성으로 배운 전미영 김은예씨는 각각 전주 송천동 뜨란채 아파트, 홈플러스 전주점에서 요가를 가르치는가 하면, 김효경씨는 원광 디지털대학 요가 명상학과에서 요가 이론공부까지 겸하고 있다.

 

최근엔 요가가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알려져 여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성자씨는 "요가는 내장을 움직여 체내 노폐물과 복부지방이 빠져나가게 하면서 몸의 균형감각을 회복시킨다"며 "일부의 효과만을 확대 해석해 요가가 곧 다이어트 운동이라고 해석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