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여성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오은선 대장

"한걸음 한걸음 최선 다하면 언젠가는 정상 오를 것"…'도전과 열정' 주제로 도청서 특강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좌를 완등한 오은선 대장(44·블랙야크 이사)의 특강 주제는 '도전과 열정'이었다.

 

남원이 고향인 이 '철의 여인'을 보기 위해 13일 전북도청 대강당엔 김완주 도지사를 비롯해 1000여 명이 모였다.

 

"저도 공무원이었어요. 1993년에 '에베레스트 여성 원정대'에 참여했어요. 당시엔 에베레스트를 오를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공무원이 '철밥통'이긴 하지만, 3개월간 긴 휴가를 주지는 않잖아요. 안정된 직장이냐, 산이냐를 놓고 고민하다 직장을 그만뒀죠. 그 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산에 갈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꿈(산)'을 선택했어요."

 

그는 "꿈을 좇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며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고통이 있지만, 남성 위주로 활동하는 무대이다 보니 말 못할 애로사항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북도가 도입한 '생활정책 아이디어 도민 공모'를 예로 들며 "관료들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전북에 적을 두고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낸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불가능이 없다는 것이고, 내 생각과도 닮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효과가 없을 수도 있지만, 이런 자세로 전북을 키워나간다면 언젠가는 세계 속의 빛나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대장은 "히말라야만 등정하다 우리나라의 아기자기한 산을 보면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며 "1000년의 문화와 역사가 살아 있는 전북이 아기자기하고 정이 묻어나는 분위기와 이런 자산을 잘 엮으면 세계적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혼인 그는 "결혼은 언제든 저 같은 사람이라도 데려갈 사람이 있으면 할 것"이라고 눙치면서 "그동안 '산이냐, 결혼이냐' 하면 언제나 산으로 갔다. (산에) 가면 언제 올지도 모르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기다리는 사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나중에 내 아이가 히말라야에 오르길 원한다면, 말리진 않을 것"이라며 "나를 닮았는데, 말린다고 안 가겠느냐"고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8000m 정상만 보고 산에 오르면 정상에 못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만큼 높은 봉우리를 올랐으니, 낮은 산은 수월하겠지' 하고 올랐다가 걸음걸음이 '지옥'이었던 적도 있어요."

 

오 대장은 "정상을 보지 않고 마음을 한 발짝 뒤에 두고 걸으니 어느 순간 정상에 올라 있었다"며 "목표만 보고 가기보다 현실 속 '한 걸음 한 걸음'에 최선을 다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특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