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는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 평생 가도 이런 개는 못 만날 것 같아요."
21일 개봉되는 영화 '마음이 2'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개다. 마음이 역의 래브라도 리트리버 암컷 달이는 1편에서도 비중이 컸지만 2편에서는 사람 배우들을 압도한다. 출연료도 가장 비싸다.
'마음이 2'는 엄마가 된 마음이가 도둑에게 납치당한 새끼를 찾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1편에 나왔을 때 만 4살이었던 달이는 이제 8살이 됐다.
생후 2개월 때부터 달이를 키워온 김종권씨는 조련사로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김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달이 자랑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공부 잘하는 자식을 자랑하는 아버지를 보는 듯했다.
"훈련시킬 생각은 없었고 집에서 키우려고 분양받았는데 강아지 때부터 다른 개들보다 영특했어요. 그래서 소질을 키우려고 훈련을 시작했어요."
생후 2개월 때 이미 달이는 앉고 엎드리는 기본 동작을 익혔다. 그는 달이가 생후 6개월이 됐을 때 개 훈련대회에 참가시켰다. "최연소 참가자였어요. 대회에 나가려면 생후 1년 이상이라는 연령 제한이 있는데 속이고 나가서 입상했어요."
그는 달이 정도로 영리한 개가 아니면 영화의 주인공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른 개는 훈련할 때 40~50번을 해야 알아듣는다면 달이는 4~5번이면 이해해요. 실제 촬영 현장에서 콘티가 바뀌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그럴 때는 현장에서 바로 훈련을 시켜 촬영하죠. 2편에서 상자를 물고 와서 깔린 표창을 밀고 나가는 장면도 그렇게 했어요. 20~30분 정도 걸렸는데 다른 개는 그 정도 하려면 2~3달 걸리니 영화를 찍기 어렵죠."
달이는 2편에서 전편보다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다. 어떤 장면이 특히 어려웠을까? 그는 "추운 날씨에 비 맞는 신이 있었는데 그런 걸 좋아할 개는 없다. 참아가면서 연기를 한 것"이라면서 "추격신도 힘들었다. 전력으로 달릴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반복적으로 찍어야 해서 체력 소모가 많았다"고 했다.
"국내에는 없던 개가 주인공인 영화를 했다는 게 뿌듯합니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면 큰 개를 데리고 나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람들이 동물 영화를 보고 개를 많이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10대 시절부터 30년 넘게 개를 키워온 그는 장갑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개를 훈련시키는 일이 또 하나의 직업이 됐다. 그는 경기도 광주에서 마음이 훈련학교라는 이름의 개 훈련소를 세워 개와 함께 많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직접 키우는 셰퍼드를 데리고 세계 훈련대회에 나갈 꿈에 부풀어 있다. 까다로운 국내 선발전을 이미 통과했으며 10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