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봉한 '이끼'는 개봉 5일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의형제'(546만명), '포화속으로'(300만명. 이상 5일)와 함께 가장 빠른 흥행속도다.
여기에 2시간38분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과 18세 이상 관람가라는 악재를 딛고도 흥행 고공행진 벌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같은 흥행속도라면 금주 내에 강 감독이 만든 영화들을 본 관객이 3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재까지 '이끼'가 113만명을 동원하고 있어 앞으로 27만명만 이 영화를 더 보면 전체 누적관객에서 3천만명을 넘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이후 활동한 감독 가운데 누적관객에서 3천만명을 넘는 이는 강 감독이 유일하다.
강우석 감독이 설립한 영화 배급사 '시네마서비스'에 따르면 '달콤한 신부들'(1988)부터 '강철중:공공의 적 1-1'(2008)까지 강 감독은 모두 18편의 작품을 통해 2천860만명을 끌어 모았다.
이 자료는 1988년부터 1998년까지는 전국 통계 자료가 없어 서울 관객만을 기준으로 했고, 1999년부터는 전국 통계에 기반했다고 시네마서비스 측은 설명했다.
18편 중 '실미도'가 1천108만명을 동원, 역대 흥행기록 6위에 올라 있으며 '강철중:공공의적 1-1'(444만명), '공공의 적 2'(390만명), '공공의 적'(302만명) 등도 300만명을 넘었다.
이처럼 최고 흥행 감독으로서 우뚝 선 상황이지만 그의 주머니 사정은 좋은 편이 아니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그가 제작한 4편의 영화가 흥행에 참패했기 때문이다. '김씨 표류기' '백야행' '용서는 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2'까지 손익 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단 한편도 없었다.
강우석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4편의 영화가 모두 참패했다. '이끼'의 유료 관객이 적어도 500만명 이상은 들어서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