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동 대상 성범죄가 사회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부모의 꾸지람을 피하기 위한 한 꼬마의 거짓말로 인해 경찰이 발칵 뒤집히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지난 18일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일곱 살 난 A양이 누군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아버지 B씨가 전주 효자파출소에 신고했다. 최근 성폭력특별수사대를 발족하는 등 아동대상 성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찰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B씨가 신고한 내용은 '딸이 동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남성이 데리고 가 성추행을 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파출소를 거쳐 전주 완산경찰서에 전달됐고, 전북지방경찰청장에게까지 긴급하게 보고됐다. 그리고 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대거 동원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A양을 전북대병원 여성·학교폭력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에 데려가 진단을 하고 형사들은 다음날 새벽까지 인근을 수색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A양의 말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다 귀가하는 시간이 늦었고, 부모가 불안한 마음에 동네 사람들과 함께 자신을 찾아 나선 것을 안 A양이 혼날 게 두려워 말을 만들어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 것 같아 계면쩍기는 하지만 아이에게 별 탈이 없어 다행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