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새만금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할 정도로 새만금사업에 올인하고 있다.그러나 목을 맨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외곽방조제가 완공된 지금 새만금사업이 과연 이명박대통령의 말대로 2020년까지 1단계 내부개발사업이 끝날지 의문스럽다.지난 19년간 외곽방조제를 축조하는데 2조9천억원이 들었지만 앞으로 해마다 1조원 이상씩 국비 확보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대통령 말대로 해마다 1조원 넘는 사업비를 국비로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국가의 중장기 재정 확보 계획에도 들어 있지 않아 가능성이 희박하다.올해 확보된 사업비는 3534억 내년도 확보해야 할 사업비는 5177억이다.그렇다면 정부나 전북도는 도민을 기망한 것 밖에 안된다.예전에는 대통령이 표를 얻어 보려고 이 같은 방법을 썼다.정부 관련부처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새만금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이같은 상황인데도 김완주지사 혼자서 사즉생의 각오로 뛴다고해서 1년에 1조원의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새만금위원회나 새만금추진기획단의 생각은 전북도의 생각과 판이하다.예산 확보의지에서 큰 차이가 난다.전북도만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할 뿐 관련 부처는 냉담하다.4대강 사업이나 다른 국책사업 쪽으로 예산을 집중 배정하기 때문이다.농촌공사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사업단이 추진하는 566만평의 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딜레마에 빠졌다.방수제 사업도 추진되지 않고 그렇다고 그에 따른 지원책도 나오지 않아 사업단측만 사업을 계속 시행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로 골머리 앓고 있다.
새만금을 명품복합도시로 개발한다는 정부가 공항문제에 대해서는 더 한심하다.새만금의 성패는 공항 건설로도 가늠할 수 있다.새만금을 동북아 허브로 개발하려면 공항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항신설 보다는 기존 군산공항이나 활용해 보라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그것도 전북도가 몸부림을 친 결과지만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부딪쳐 안되고 있다.이 같은 사실만 봐도 새만금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대통령도 여러차례 새만금을 방문했지만 새만금사업과 전북에 대해 정치적 부담이 없다.도민들이 선거 때 전폭적으로 밀어 준 것도 아니고 자신이 맨 먼저 이 사업을 착공한 것도 아니어서 책임감이 별로 없다.이런 상황속에서 전북도만 속 탄다.마치 유토피아가 건설되는 것처럼 선거 때마다 노루 뼈 우려 먹듯 일방적으로 홍보해왔기 때문이다.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로 그간 새만금을 잘 갖고 놀았다.
현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아 도가 아무리 재주 부려도 도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최근 국토해양부가 수자원공사에 용역을 줘 느닷없이 방조제 일부 구간을 헐고 배가 드나 들 수 있도록 통선문을 설치하려는 것도 의문이 간다.매립토를 경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한 방안이라고 하지만 방조제를 헐고 통선문을 설치하면 다시 환경론자들의 주장대로 해수유통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군산항 준설토를 매립토로 확보하면 도랑치고 가재 잡을 수 있는데도 이를 채택하지 않은 이유를 보면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아무튼 전북도가 노력해서 새만금사업을 이 정도까지 끌고 왔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다른 전략을 써야 한다.새만금사업도 열심히 추진해야 하지만 다른 현안사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새만금~포항간 동서고속도로 건설사업을 비롯 국가식품클러스터조성사업,낙후된 동부권 개발사업에 더 박차를 가해야 맞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