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폭력 예방 결의, 실천이 관건이다

전북도와 도의회, 도교육청, 전북경찰청, 시민단체가 엊그제 아동 성폭력 예방에 손을 잡았다.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전북도민 결의대회'에서다. 그들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예방을 위해 각 기관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사회 안전망 구축에 다함께 노력하자"고 결의했다. 그러나 말로 그쳐서는 안 되고, 실질적인 방안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간 대책들이 유야무야돼 왔기 때문이다.

 

당국은 조두순 사건이후 성범죄자 관리 강화, 전자발찌 부착 기간 및 대상 확대, 공소시효 정지, 유기징역 상한 연장 등 흉악범 엄단을 위한 처방을 홍수처럼 쏟아냈다. 그러나 도내에서 지난 3년간 모두 193건의 아동 성폭력 범죄가 발생해서 몸서리치게 만든다. 2007년 60건, 2008년 86건, 지난해에는 47건이 각각 발생했다. 올해 들어와서도 5월 기준 12건이 일어나 사회 안전망에 이만저만 구멍이 뚫려 있는 게 아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공포에 질린 어린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을지 모른다. 적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

 

아동 성폭력은 심리적 상처 뿐 아니라 두뇌발달 자체에 악영향을 주어 그 후유증이 평생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래서 성폭력은 '영혼 살인'(Soul Murder) 정도의 독버섯으로서 사회를 들쑤셔놓고 있다. 이런 성범죄자들의 마수에 더 이상 아이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문제는 그간 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한 대책과 논의가 무성했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국회가 온갖 대안을 제시하고 경찰도 아동 안전지킴이 제도를 내놓았지만 운영의 한계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강희락 경찰청장의 '아동 성폭력 예방을 최우선 추진하라'는 지시가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경찰의 의지 속에 확실히 집행되길 우리는 바란다. 끔찍한 아동 성범죄를 단죄하자는데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 유관기관들과 실질적인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은 여론에 편승한 즉흥적이고 포퓰리즘적인 대증요법이 되어서는 안된다. 한번 잡히면 다시는 바깥 햇빛을 보기 힘들다는 인식이 심어지도록 가능한 방안을 동원해야 더 이상 성폭력 희생자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