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청에서 출발한 자전거는 500㎞를 달린 뒤 '두바퀴 명품도시를 향한 힘찬 도전'이라는 새 기대감으로 원점에 도착했다.
군산시∼김제시∼부안군∼고창군∼정읍시∼순창군∼남원시∼장수군∼무주군∼진안군∼임실군∼전주시∼완주군∼익산시∼군산시로 이어진 자전거 전북투어. 길 위에 남긴 땀방울과 열정이 '두바퀴 세상'을 꿈꾸는 군산시(2010년 전국 자전거 10대 거점도시 선정)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장맛비와 무더위가 투어 내내 번갈아가며 동행했다. 짐을 줄이고 줄였는데도 10㎏ 정도의 배낭까지 꾸려져, 좁은 안장이 더 비좁아 보였다. 움직이지 않아도 땀이 흐르는 찜통 더위 속에, 왜 두바퀴로 전라북도를 돌겠다고 나섰을까. 주위에서는 생고생이라며 만류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같이 떠나자는 달콤한 유혹도 솔깃했다.
하지만 몸이 부대껴야 나아갈 수 있는 자전거 위에서 나름대로의 목표가 정해졌다. 뙤약볕에 진행된다면 그 의미가 더 깊게 우러날 것이라는 '개똥 철학(?)'에 빠지기도 했다.
그 것은 바로 군산이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또 한바퀴씩 한바퀴씩 전진하면서 재(높은 산의 고개)를 넘어가는 자신과의 싸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정읍시∼순창군∼남원시∼장수군∼무주군∼진안군∼임실군으로 이어진 구간은 "또 고개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곳이었다.
그렇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꼭 오르막이 있다'는 세상사의 진리는 한치의 어김도 없었다. 시속 4∼7㎞로 힘겹게 고개 정상에 오른 자전거는 30∼50㎞의 속력으로 내리막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펼친다. 오르막에서 낑낑대던 때와 달리, 그 시원함과 즐거움에'우와∼'하는 탄성이 절로 난다.
'전국 자전거 10대 거점도시 선정'을 기념하기 위한 1주일 가량(7월16∼23일)의 전북 일주. 길 위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무더위에 고생을 왜 하느냐"며 걱정스런 말을 건네면서도, 그 도전에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자전거 거점도시를 향한 군산시도 많은 난관과 과제를 극복하고 그 목표를 이뤄나가길 기원한다.
이번 투어를 함께 한 군산자전거타기운동본부 조동용 대표와 회원들도 귀중한 한마디로 기자를 거든다. "이번에 흘린 땀방울과 열정이 두바퀴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군산시와 시민 등이 손잡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군산이 전국 제1의 자전거 도시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두 다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이뤄낸 총 500㎞ 거리의 전북투어, 그 길에는 전북의 아름다움과 자전거의 미래가 함께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