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人 7色의 매력.
전주 경원아트홀(관장 이강원·전주시 경원동 3가)이 열고 있는 '일곱 여자 일곱 이야기 - 함께 오다'전은 여성작가이면서 때로는 엄마로, 때로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는 작가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전시다.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에 이르는 회화·한지공예·설치 작가인 김영란 김신교 고보연 이일순 송수미 차유림 최분아씨가 참여했다.
'존재하는 새'를 통해 동시대의 자화상을 그려온 서양화가 차유림씨는 아담과 이브의 설정으로 차별과 억압을 받는 여성을 거꾸로 매달린 새로 표현했다. '굶주림 2'는 여성 억압이 낳은 잔인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상징화한 작품. 서양화가 이일순씨는 외로움 속에서 웅크린 자신을 감싸주는 평화로운 풍경을 형상화한 '위로'를 내놓았다. 작가는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 수 있는 '친절한 짐승'이 되고픈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서양화가 김영란씨는 화가이자 엄마인 자신을 성찰하면서 치열한 삶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서양화가 김신교씨도 '명상'을 통해 자신의 변화무쌍한 내면을 반구상으로 담았으며, 절제된 색조와 투박한 질감을 잘 살렸다. 서양화가 최분아씨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꽃정물을 선보였다. 많은 화가들이 그리는 꽃그림이지만, 감각적인 붓터치로 재탄생된 꽃은 매혹적이다.
한지공예가 송수미씨의 '사유공간'은 의자에 앉아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쉼과 여유의 반복, 그 중용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치작가 고보연씨는 복사된 인물과 중첩된 고서의 이미지를 통해 과거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연대의식을 작업한 '그들이 하신 말씀은…'을 내놓았다. 전통의 미감을 되살려 주는 조형적 발견이다.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