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두 학교가 자율고로 지정될 경우 이들 학생들의 대부분은 해당 학교로 진학의 꿈을 접고, 운동을 그만 두거나 다른 시군에 있는 학교로 가야 한다. 자율고로 지정이 될 경우 두 학교는 아예 운동부를 폐지하거나 정원을 줄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또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 역시 학부모에게는 큰 벽으로 다가온다.
군산 중앙고는 현재 복싱·배드민턴·태권도 등 3개의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운동부 당 한 학년에 3~4명씩 모두 4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있다.
중앙고 교장은 "체육특기자 모집인원은 할당할 수 있지만 이들에 대한 등록금을 지원할 방법이 없다"며 "전국 자율학교 중 운동부를 운영하는 학교가 없고, 우리도 자율고로 지정되면 운동부를 폐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등록금이 면제됐지만, 자율고 지정 이후에는 이를 지원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산지역 고등학교 중 복싱과 배드민턴 운동부를 운영하는 학교는 없어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학생은 타 시도로 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익산 남성고는 배구부와 골프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율고로 지정되면 골프부를 폐지할 계획이다. 배구부 역시 현재 학년 당 5~6명을 뽑고 있지만 자율고 모집 요강에는 4명으로 줄어들어 있다.
남성고 관계자는 "배구는 교기(校技)이기 때문에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뽑아 재단과 동문회에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며 "골프부의 경우 신설됐고 인원도 많지 않아 운영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학교 운동부로 자녀를 진학시켜야 하는 학부모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태권도를 하는 중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운동을 하는 학생들은 가정형편이 대부분 좋지 않은데, 지역 내 학교에 있는 운동부가 없어진다면 운동에 대한 꿈을 접어야 한다"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도 좋겠지만 다양한 재능을 갖춘 학생들을 양성하는 게 교육의 목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중앙고와 남성고의 운동부에 자녀를 진학시킬 예정이었던 학부모들은 조만간 모임을 갖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