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외곽방조제 공식 개통 이후 쏟아져 나온 새만금의 장밋빛 미래를 보고 있자면, 머지않아 군산과 부안 등 새만금 사업권 안에 있는 도시들이 세계적 명품도시로 우뚝 설 것만 같다. '세계가 부러워할 명품복합도시 새만금'의 내부개발이 이뤄지면, 정말이지 전라북도는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는 '지상낙원'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전라북도에 있어 새만금은 종교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은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새만금의 핵심을 너무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바로 '구원'인데, 새만금이야말로 배고프고 소외된 전북도민을 구원할 존재로 여겨지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글의 서두를 꽤나 '시크(chic)'하게 풀어냈다고 해서), 방조제가 완공된 지금 새만금 사업에 대한 찬반여부를 논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군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방조제 개통 이후 늘어난 관광객 등 가시적인 경제효과를 목격하면서(그 경제효과에도 거품이 많기는 하지만 어쨌든) 새만금 사업의 긍정성을 다시 보게 됐을 정도다. 또한 타 지역에 사는 친구나 지인들이 전북을 찾게 되면 앞장서서 새만금 방조제를 구경시켜 주고 있으니 '새만금 종교'의 '목사'는 아니더라도 '전도사'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 왜 갑자기 새만금 얘기를 삐딱하게 꺼냈냐? 이는 얼마 전 한 사진작가로부터 그가 추진 중에 있는 작업 이야기를 들은 까닭에서다.
주로 하나의 주제를 잡아서, 일정기간동안 그 주제에 관련되어 사진을 찍어온 그는 앞으로 시간을 투자해 새만금을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겠단 뜻을 밝혔다. 새만금 사업의 긍정과 부정을 떠나서 전라북도에 하나의 종교처럼 자리 잡은 새만금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과정을 담아내고 싶다는 게 그의 뜻이었다.
예를 들어 새만금을 구경 오는 사람이 많아지자 횟집 간판이 '새만금 횟집'으로 바뀐 상황처럼 상호에 '새만금'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간판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모아 두겠다는 의미다.
각종 횟집은 물론이거니와 새만금 방조제 입구 근처의 민박집과 열쇠집, 다방, 신문사, 거리명 등 아마 그는 쉼 없이 셔터를 눌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우리 삶에 '새만금'이라는 세 글자는 '사랑해'라는 세 글자보다 더 흔한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혹은 작고 크건 간에, 확실히 우리의 삶은 새만금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어. 그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지면 커졌지 결코 작아지지는 않을 거야. 새만금 사업 자체가 갖는 의미는 차지하더라도 그 사업이 그 지역 안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 그리고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 정말인지 누군가는 그 과정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알려야 하는 거 아닐까?"
할 줄 아는 게 사진 찍는 거 밖에 없다는 그의 작업을 너무나, 정말로, 200%, 응원한다!
/박창우(오마이뉴스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