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수녀 탄생 100주년 전세계서 기념행사

'콜카타의 성녀'로 불린 테레사 수녀(1910-1997)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기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8월26일인 탄생일에는 그가 50여 년 간 이끌었던 인도 콜카타의 '사랑의 선교회' 본부에서 기념미사가 거행되고 로마에서도 기념미사가 봉헌된다. 또 미국,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이날을 기해 기념우표가 발행되며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기념주화도 내놓는다.

 

아울러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스페인 등 유럽과 미국, 필리핀 등에서도 마더 테레사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가 남긴 사랑의 메시지를 되새기는 각종 전시회와 학술행사가 열린다.

 

특히 테레사 수녀의 고향인 마케도니아 스코페 시립박물관에서는 25일부터 테레사 수녀의 모습을 담은 사진 100점을 모은 사진전이 열리는 등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책들이 나오고 있다.

 

영국 언론인 맬컴 머거리지(1903-1990)가 1971년 출간해 사랑의 선교회에 대한 폭발적 관심을 이끌어 냈던 기념비적인 책 '마더 테레사의 하느님께 아름다운 일'(시그마북스 펴냄)은 활동 초창기 테레사 수녀의 육성을 전하고 있어 특색있다.

 

바오로딸 출판사는 영국 언론인 그레츠 와츠가 테레사 수녀의 활동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까지도 그대로 담아 쓴 전기 '마더 데레사-어둠 속 믿음'을 출간했다. 성녀로만 보이지만 실은 자신의 믿음에 대한 번민을 계속했던 인간적인 모습과 그의 활동이 가톨릭 선교를 목적으로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폄하한 시선 등도 다뤘다.

 

책은 테레사 수녀의 여러 기도도 전한다.

 

"주님! /저를 자유롭게 해주소서! /존경받으려는 욕망에서/사랑받으려는 욕망에서/칭찬받으려는 욕망에서/찬양받으려는 욕망에서/선택받으려는 욕망에서/인정받으려는 욕망에서/모멸받는 두려움에서/경멸받는 두려움에서/질책당하는 고통의 두려움에서/잊히는 두려움에서/의심받는 두려움에서/저를 자유롭게 해주소서./오, 주님! 제 마음도 당신처럼 되게 하소서./주님! 이 모든 욕망에서 벗어나도록/저에게 은총을 베푸소서"

 

테레사 수녀는 1910년 8월26일 지금은 마케도니아의 수도가 된 유고슬라비아의 스코페에서 알바니아인 부모 아래서 태어났다. 원래 이름은 아녜스 곤히야 브악스히야.

 

1남2녀 중 막내딸이었던 그는 유복하게 자랐다. 8살 때 건설업자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가톨릭 학생회 활동을 하다가 18살 때 아일랜드 더블린의 로레토 대수녀원으로 파견돼 영어를 배운 후 인도 다르질링에서 수련기를 거친다.

 

1946년 9월10일은 테레사 수녀 스스로 자신이 새로 태어난 날이며 1살이 됐다고 부른 날이다. 이날 다르질링 행 밤기차 안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라는 하느님의 부름을 들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는 수녀원 밖에 살면서 콜카타 빈민가에서 빈민구호활동을 하겠다고 요청해 교황청의 승인을 얻는다.

 

1948년부터 테레사 수녀는 흰색 사리에 파란색 가장자리를 두른 수녀복을 입었고 1950년에는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한다. 이후 사랑의 선교회는 베네수엘라, 스리랑카, 탄자니아, 호주, 요르단 등에 이어 현재 100여개국에서 수천여명의 수도자가 활동하는 조직으로 커졌다.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테레사 수녀는 1980년에는 인도의 최고 시민훈장인 바라트 라트나, 1985년 미국 최고 시민상인 자유의 메달, 1996년에는 미국 명예시민권을 받았다. 1981년과 1988년에는 한국을 찾아 사랑의 선교회 활동을 점검하기도 했다.

 

테레사 수녀가 1997년 9월5일 콜카타 사랑의 선교회 본부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후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기 위한 시복(諡福)ㆍ시성(諡聖) 절차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됐다. 테레사 수녀 사후 6년 만인 2003년 10월19일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테레사 수녀를 성자(聖者) 전(前) 단계인 복자(福者)로 인정하는 시복식이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집전으로 봉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