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출연 두렵지 않아요'…일반인 출연 붐

TV가 연예인들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

 

각종 다이어트와 오디션 프로그램 등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들이 주목받으면서 일반인들의 출연 신청 열기가 뜨겁다.

 

지난 7일 첫선을 보인 SBS '스타킹'의 다이어트 기획코너 '숀리의 다이어트킹 2'는 일반인 오디션을 통해 도전자 11명을 선발했다. 100일간의 공개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출연자를 뽑는 오디션에 무려 1만5천여명이 몰렸다.

 

케이블 시청률 역사를 새로 쓴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에는 시즌 1의 배에 가까운 134만여명이 오디션에 응시했다. 연예인 지망생이 많기는 하지만 단지 노래가 부르고 싶다는 이유로 참가하는 일반인들도 많다고 엠넷 측은 전했다.

 

'슈퍼스타 K'나 '다이어트 킹'처럼 이미 알려진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일반인 신청자들이 줄을 잇는다. SBS의 다큐 버라이어티 '해양대탐험'에도 5명의 대원을 뽑는 데 341명이 지원했다.

 

일반인의 프로그램 출연은 방송에 신선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사생활의 과도한 노출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참가하는 프로그램들은 특성상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거나 사생활을 노출할 수밖에 없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도전자들의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그들의 심리적 문제와 사생활을 공개적으로 분석한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참가자의 능력을 가차없이 비판한다.

 

채널 올리브의 리얼리티 프로 '악녀일기' 시리즈 주인공은 악플러들의 공격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20대 일반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악녀일기'에서 출연자들은 자신의 자유분방한 삶을 카메라 앞에서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모습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부분마저 감수하고 TV 출연에 도전하는 일반인들이 적지 않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5월 '악녀일기' 시즌 7의 신청자 모집에는 300여명의 지원자들이 응시했다. 제작진은 대학생 골수 시청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악녀일기'의 하정석 PD는 8일 "악플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사전에 알려주지만 신청자들이 크게 개의치 않았다"며 "젊은 세대들은 트위터나 미니홈피 등을 통해 자기생활을 오픈하는 데 익숙해서 그런지 방송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슈퍼스타 K' 관계자도 "신청서에 기재한 항목을 중심으로 질문한다는 것을 참가자들이 잘 알고 있다"며 "방송 출연을 위해 기구한 가족사나 개인적 비밀을 공개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30일 '슈퍼스타 K' 방송에서 한 오디션 참가자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스스럼없이 공개했고 앞서 23일 첫 회에서는 한 여성 참가자가 국내 최고의 아이돌과 오랫동안 사귀었다고 신청서에 적은 내용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이 관심을 끌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적 관리와 보호를 받는 연예인들과 달리 무방비로 방송에 노출돼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일반인 출연자들은 자극적 소재로 소비되는 측면이 강하다"며 "감수한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방송의 파급력을 제대로 예상하기 어렵고 예상보다 더 극단적으로 비치는 편집에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