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장에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꾸준히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의 행보에 이상징후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12일만에 매도우위로 전환했고 일중 매도규모가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그 동안 외국인이 간헐적인 매도세를 보여 주긴 했지만 1,000억원 이상의 매도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달라진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이들의 수급전선에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차익실현인지 여부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전기전자업종에 집중되고 있으며 오히려 나머지 업종은 여전히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화학과 운송장비에는 아직도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 공세를 펼쳐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IT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변심이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주목할 점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LED관련주가 집중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전기의 경우 1,129억원의 매도세가 집중됐는데 IT업종 전체 매도 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하반기 공급과잉, 수익성 악화 우려가 주된 배경이다. 반면 순매수 상위종목을 보면 LG전자가 위치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이렇다. IT업종 특히 LED관련주에 대한 투심이 악화되었다는 점은 인정해야겠지만 IT업종 전반에 대한 시각이 악화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투심 악화에도 최근 가격조정이 컸던 일부 IT주로는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LED관련주에 매도세가 집중됐지만 최근 조정 폭이 컸던 IT주로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야를 넓혀보면 외국인과 기관수급 모두 'IT업종의 외면' 보다는 '비IT업종 선호'라는 말이 적합하다. 외국인과 기관 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인터넷, 항공, 철강 등 비주도업종으로 매수세 유입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시장 내부적으로 업종별 순환매 움직임이 활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컸지만 투심이 악화된 LED업종 영향이 크다는 점, 비IT업종으로의 매수세 유입은 활발하다는 점은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시각전환을 예단하기 어려운 근거다. 1,800이라는 마디지수를 앞둔 시점에서 고점권에 대한 인식이 커질 수 있다. 더욱이 외국인의 깜작 매도전환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의 외국인 매도세가 시장 전반에 대한 매도세로 보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아시아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근 외국인 대량 매도세를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기존에 증시가 박스권을 넘어서지 못했던 이유가 IT 자동차로 주도주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지금은 주도주가 화학 철강과 같은 소재주, 운송 및 조선주로 확산되면서 오히려 장의 질은 더욱 좋아지고 있어 지수의 긍정적인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장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IT종목이 최근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시점이 임박했기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성이 있으며 중장기 관점에서 볼 때엔 하반기 이익 모멘텀이 살아있는 해운 항공 철강업종에 주목해 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