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태라면 얼마안가 멸종위기에까지 처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방제책이 없고, 보상책 또한 거의 없다는 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한봉농가들이 자식같은 토종벌이 폐사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본 채 망연자실해 있어 '특별재해 인정'등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진안군에 따르면 현재 관내에는 양봉농가(22호)를 제외한 한봉농가가 276호에 이르고, 이들 농가들이 연간 생산하는 한봉꿀만도 1만172군(통)에 달한다. 군당 10만원씩만 잡아도 연간 10억여원의 소득이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이상기후를 보였던 지난 3월부터 냉해피해가 생겨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추세에 있던 낭충봉아부패병이 진안까지 상륙, 토종벌이 폐사하는 피해를 불러오고 있다.
실제 전체 한봉농가 가운데 51%에 달하는 188호 7164통이 낭충봉아부패병에 전염된 상황이다.
진안읍 이상석씨 농가의 경우 지난해까지 멀쩡했던 450통의 토종벌이 폐사되자, 이를 전부 치우고 다시 280통의 벌통을 새로 사와 현재 550통이 됐지만, 훈증제를 쳐도 별 효과가 없어 애벌레가 폐사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벌이 죽고, 애벌레가 기존 벌의 역할을 해야하는데 대신 일 할 벌이 사라져 매년 올리는 6000만원 가량의 소득이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고 이씨는 하소연했다.
문제는 세계적으로 원흉이 되는 낭충봉아부패병을 차단할 방제책이 아예 없고, 냉해나 축산 전염병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맹점 때문에 보상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진안군청 축산계 원태희 담당은 "현재로선 전염병의 백신과 정부 및 자치단체의 대책이 없다. 다만 피해보고를 받은 농식품부에서 축산경영안전자금(1000만·연리3%)을 지원하라는 시달만 내려온 상황"이라며 "추경에 이를 반영,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