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선두 경쟁 '살얼음판'

1~6위 승점 차 고작 4점 매 경기 변수…2위 전북 FA컵 등 '네마리 토끼사냥'

프로축구 쏘나타 K-리그 2010 선두 경쟁이 한여름 불볕더위만큼이나 뜨겁다.

 

팀 대부분이 15경씩 소화한 9일 현재 선두는 제주 유나이티드다. 하지만 제주가마음을 놓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제주는 2위 전북 현대, 3위 경남FC와 나란히 9승4무2패(승점 31)를 기록 중인데골 득실차(제주 +16, 전북 +14, 경남 +10)로 세 팀의 자리가 잠시 나뉘었을 뿐이다.

 

4위 FC서울(10승5패.승점 30)과는 1점 차다. 5위 울산 현대(8승4무3패.승점 28)는 물론 6위 성남 일화(8승3무4패.승점 27)도 제주와는 겨우 승점 4점 차뿐이다.

 

오히려 6위 성남과 7위 부산 아이파크(6승4무5패.승점 22)의 격차가 5점이나 난다. 1위와 6위 사이보다 크다. 늘 불꽃을 뛰었던 중위권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올해는 선두권 싸움에 치여 조용한 편이다.

 

여섯 팀이 촘촘하게 선두권에 몰려 있다 보니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권 순위는 크게 요동친다.

 

지난 주말 경기에서 3위였던 제주가 광주 상무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4-0으로 대파하고 선두 자리를 빼앗는 사이, 1위였던 서울은 전북과 원정경기에서 0-1로 덜미를 잡히면서 4위까지 내려앉았다. 자칫 연패를 당하기라도 하면 선두권 경쟁에서 튕겨 나갈 분위기다.

 

지난 시즌에는 팀당 15경기를 마쳤을 때 선두 전북(9승4무2패.승점 31)과 한 경기를 덜 치렀던 6위 강원FC(5승5무4패.승점 20)의 승점 차가 11점이나 날 정도 전력차가 명확했다.

 

오히려 6위 강원부터 14위 경남(2승8무5패.승점 14)이 6점 차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중위권이 혼전이었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전북과 최다 우승팀(7회) 성남을 비롯해 서울, 울산 등 한국 프로축구 전통의 강호들이 꾸준하게 승수를 쌓으면서 선두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연고 이전 후 처음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제주와 조광래 신임 대표팀 감독이 다져온 조직력으로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이어온 경남이 가세해 어느 때보다 선두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는 정규리그에서 6연승을 달리다 지난달 31일 서울에 0-2로 져 주춤하는 듯했지만 바로 7일 광주를 대파하면서 분위기를 추슬렀다.

 

경남도 지난달 K-리그가 재개되고 나서 3승1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변수는 남은 일정이다. 전북은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리그 컵대회(포스코컵)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참가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전북은리그 컵대회에서는 결승에 올랐고 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는 각각 8강에 진출해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쫓고 있다.

 

성남도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FA컵 등 3개 대회를 치러내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정규리그와 리그 컵대회만 치르면 되는 서울은 한결 여유롭다.

 

게다가 서울은 후반기를 준비하면서 AFC 올해의 선수 출신인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주장 세르베르 제파로프를 비롯해 브라질 공격수 리마를 영입하는 등 알차게 전력 보강을 했다.

 

제주도 정규리그와 FA컵만 신경쓰면 된다. 울산과 경남은 정규리그만 남아 후반기 순위 싸움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