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연극을 고집해온 극단 백수광부가 2006년 초연한 '야메 의사'를 최근 상황에 맞게 새롭게 각색한 것으로, 촛불 집회, 청계천 복개,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을 무대 위로 옮겨왔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옴니버스 방식으로 진행되며 연극적인 요소에 노래와 춤, 마임을 뒤섞어 장면마다 상징성을 더한다.
자격증이 없는 엉터리 의사인 '야메' 의사는 환자의 호출을 받고 출장 진료를 떠나는데 정작 만나야할 환자는 찾지 못한 채 빨래터 아낙들과 길거리 미치광이, 촛불 소녀와 조우하면서 좌충우돌하게 된다.
의사는 결국 4대강 사업 현장을 상징하는 강변에 도달해 자신을 호출했던 맹인과 만나지만 그는 "야메 같은 시대의 폭우 속으로" 던져졌다는 아리송한 말만 남긴 채 잠에 빠진다.
연출을 맡은 이성열 백수광부 대표는 "'야메 의사'는 일종의 시대 상황극"이라며 "이 시대의 민감한 문제적 상황을 담은 작품으로, 우리 사회에 대해 할 말이 없어질 때까지 '야메 의사'를 계속 공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석 2만원. ☎02-814-1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