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기가 1970년 4월부터 신문용지를 생산하면서 원료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 이의 해결을 위해 1970년 8월 하루 생산 36톤 규모의 쇄목펄프(Groundwood Pulp) 시설을 건설했다. 그러나 이 쇄목펄프 생산을 위해 매월 160만재(材)라는 엄청난 원목이 소요된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 때 전주제지가 주목한 것이 탈묵(脫墨)펄프였다. 고지(古紙)의 잉크를 제거한 후 펄프로 재생하는 탈묵펄스 생산시설(하루 30톤 생산 규모)은 1972년 3월 시험가동됐다. 국내 첫 탈묵펄프시설이었다. 처음 하루 30톤 에 불과했지만, 꾸준한 연구개발 끝에 50톤 규모까지 증설됐고, 1973년 9월에는 100톤 규모로 증설됐다.
초기 하루 30톤 가량 생산된 탈묵 재생펄프는 전주제지 원료의 15%를 차지했다. 이는 월간 36만재의 원목과 180톤의 화학펄프를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원료난 극복은 물론 원가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자체 탈묵펄프 시설을 갖춤으로써 전주제지는 효과적으로 원료를 조달할 수 있었고, 대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특히 산림자원 보호에 큰 기여를 했다.
전주제지는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표백쇄목펄프(BGD, 인쇄용지 원료) 생산시설을 1974∼1975년에 도입, 하루 생산 45톤 규모로 가동했다. 외화절약은 물론 국내 인쇄용지 업계에 저렴한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 자사는 물론 제지업계에 큰 도움을 주었다.
생산성을 극대화한 노력도 흑자 경영으로 이어졌다.
당시 제지공장의 생산량 증대의 키포인트는 초지기의 증속(增速) 실현에 있었다. 도입 당시 1호기의 보증속도는 400m/분이었지만, 1971년 440m/분으로 높였고, 2호기도 300m/분에서 360m/분으로 증속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1·2호기의 생산성이 각각 5.7%, 6.5% 향상됐고, 파지율도 각각 33%, 63%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