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 토이 스토리3 vs 스텝업 3D

볼 영화가 없을 때도 괴롭지만 이렇게 많을 때도 고민이다. 오래된 친구를 배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운 사랑을 모른 척 할 수도 없으니. 이번 주 신작들은 영화팬들 이런 고민에 빠뜨리기 충분하다.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쓰고 있는 '토이스토리' 세 번째 편이 나왔고 3D영화로 제작되면 꼭 보겠다고 다짐했던 '스텝 업'까지 개봉했다.

 

 

◆ 토이 스토리3(애니메이션, 모험, 가족/ 102분/ 전체관람가)

 

'토이 스토리1'이 나왔을 때가 1995년이니 벌써 15년 전 일이다. 유치원 때 처음 이 시리즈를 본 아이는 군대를 갈 정도의 성인이 됐고, 고등학생이었다면 지금은 자신의 아이와 이번 편을 보고 있지 않을까. 오랜 시간을 관객과 함께 하는 '토이 스토리'의 힘을 찾아보자.

 

 

11년 만에 찾은 엘름 거리 앤디네 집은 어둡기만 하다. 우디의 여자친구 였던 양치기 아가씨 인형을 포함한 많은 장난감들이 이미 벼룩시장과 대청소를 거치며 사라진 것.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앤디가 선물 받았던 강아지 버스터는 어느새 노쇠해 걸음도 제대로 옮기지 못한다. 대학으로 떠나는 열일곱 살 앤디는 우디만 데려가기로 마음먹고 나머지 인형들을 다락에 보관하려 하지만, 몇 번의 오해와 사건이 겹치며 장난감들은 동네 탁아소에 기증되고 만다. 앤디를 잊고 탁아소에서 새 삶을 살자는 제시에게 우디는 이기적이라며 비난 하지만 우디 만큼 특별한 애정을 받지 못했던 동료 장난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앤디와의 정을 생각해 다락에 처박히는 것과 다른 아이들과 놀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나 '사랑이냐 우정이냐' 혹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같은 난해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영화는 영화다운 답을 내 놓지만 관객은 또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인간과 인형간의 이 주종의 관계에서 사랑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배우면서 말이다. '기껏 만화 영화 주제'지만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토이 스토리'의 힘 아닐까? 10년을 넘게 기다려 온 보람이 있는 영화. 마지막 5분은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스텝 업 3D(드라마, 로맨스/ 107분/ 12세 관람가)

 

영화관 안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느끼게 될 줄 몰랐다. 과학의 양면성은 항상 논하는 바지만 이렇게 라면 얼마든지 발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춤과 음악에 흥분하다보면 107분은 짧게만 느껴진다.

 

뉴욕 최고의 댄스팀 파이러트의 리더 루크(릭 말람브리)는 곧 다가올 세계 최대의 댄스배틀 '월드 잼'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길거리 댄스 배틀에서 탁월한 댄스 실력으로 상대편을 단숨에 제압해버린 무스(애덤 G. 세반니)를 만나게 된다. 평소 남다른 댄스실력을 보이던 나탈리(샤니 빈슨)까지 포섭한 루크는 파워풀한 댄스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하며 예선을 통과한다. 루크는 결승에 가까워질수록 세계 최고의 댄서가 될 꿈을 꾸지만 자신들의 비밀 리허설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되면서 위기를 맞게 되고, 나탈리 마저 갑자기 사라지게 되는데.

 

스토리 면에서만 본다면 '스텝 업'은 1편에서 끝나야만 했다. 그런데 이런 생명력으로 계속 될 수 있는 것은 춤과 노래가 가진 매력 때문 아닐까. 감독은 영리하게도 이러한 매력을 3D 영상을 통해 극대화 시켰다. 화려한 안무들이 관객에게 더 가까워 진 것. 영화라기보다 댄스컬을 본 듯한 느낌이 들테니 말이다. 브레이킹, 락킹 등 다양한 스트리트 댄스의 종류를 섭렵할 수 있는 기회. 물론 춤에 대해 하나도 몰라도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다. 어차피 춤과 음악은 만국 공통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