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9월 한국에 입국해 결혼생활을 시작한 베트남 국적의 A씨(25·여)는 올 3월18일 식사 도중 턱을 괴고 시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당시 기분이 상한 시아버지는 A씨의 불손한 행동을 꾸짖는 동시에 '집을 나가라'고 면박을 줬다.
A씨는 결혼 예물을 들고 집을 나갔고 남편 B씨(40)는 한달도 안 된 4월9일 이혼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
전주지법 가사부 박지연 판사는 B씨가 부인 A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원고인 남편은 피고를 사랑으로 보듬고 가족간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이같은 노력을 게을리했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박 판사는 "피고는 한국에 입국한지 6개월여 된 상황으로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시아버지로부터 집을 나가라는 말을 듣고 나갈 수밖에 없었던 피고를 가엽게 여겨야 하지만 소재 파악을 위한 노력도 없이 이혼만을 요구하며 피고와의 관계를 회복할 의사나 노력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박 판사는 "국적이 서로 다른 부부는 사고와 생활, 행동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야 하고 또 그 적응기간을 참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