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수, 아름다운 전북의 호수들] ④부안 청호저수지

간척지에 만든 인공저수지…1971년 축조…계화·행안·하서에 농수 공급…연꽃군락지·철새도래지·담수어장

들과 산, 바다가 어우러져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거(生居)'의 명성이 잘 어울리는 부안에는 관광지가 많다. 유명한 곳도 있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아 사람의 발길이 뜸한, 보석같은 곳도 적지않다.

 

특히 세계 최장으로 인정받은 33㎞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면서 400만명의 관광객이 새만금방조제를 찾아 풍광을 즐기고 부안의 멋과 맛에 감탄하고 있다.

 

1968년 3월 착공돼 1071년 12월 완공된 청호저수지는 부안의 대표적인 저수지로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고 주위에 수많은 관광지가 자리잡은데다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유명 낚시터여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그 옛날 가야의 흔적이 남아

 

청호(晴湖)의 옛지명은 '갯말', '견아촌(犬牙村)'이다.

 

부안의 향토사학자 소재(素齋) 김형주 선생에 따르면 개말, 개인 마을로도 불리었는데 원래 마을앞까지 바다였으므로 갯말, 즉 갯가 마을이라 하고 개아(犬牙)마을이라고도 하였던 것을 미화(美化)하여 개인 호수, 맑은 호수의 뜻으로 청호(晴湖)로 바뀌었다.

 

부안에는 옛 지도상으로만 나타나 있고 오늘날에는 그 어떠한 흔적도 없는 마을이 하나 있다. 바로 가야포(加耶浦) 마을이다.

 

가야포라는 지명은 '대동여지도'로 잘 알려진 고산자(古山子) 김정호(?~1866)가 1857년에 제작한 '동여도(東輿圖)'에 나타난다. 계화면 창북리의 서쪽 정도에 표기되어 있는데, 군산대학교 사학과 곽장근 교수는 가야포의 위치를 하서면 청호리의 청호저수지로 추정한다.

 

즉 가야포는 1971년에 축조되어 수몰된 청호저수지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흔적도 찾아내기가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그야말로 가야와 동떨어진 부안에 웬 가야포일까? 통일신라 때 당나라에 있던 신라인들의 집단거류지를 신라방이라고 했지만, 아마도 그런 종류의 기능을 하던 곳이 아니었을까, 상상이 간다.

 

또 하나는 가야포에서 20여㎞ 떨어진 격포의 죽막동입니다. 죽막동은 원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바다에 제사를 지내던 수성당이 있는 마을이다.

 

수성당 일대에서는 1991년 물결무늬가 선명한 대형 토기와 제사에 사용한 원통형 그릇받침, 쇠창, 말 안짱다리, 말띠드리개, 구리 및 쇠 방울 등 대가야 계통의 유물들이 발견된 바 있다. 대가야 세력이 죽막동을 이용했다는 증거이다.

 

대가야세력이 고령에서 함양―섬진강―하동―남해를 거쳐 죽막동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고, 함양―장수·남원―임실을 거쳐 가야포·죽막동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 대가야는 일본과도 교통이 활발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남제(479∼502)와도 교류를 가졌습니다.

 

이상은 문화비평가 고길섶 선생이 2008년 6월에 쓴 글중 일부이다.

 

▲ 광활한 간척지에 농업용수 공급

 

1962년 시작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사업의 일환으로 2704㏊의 계화간척지 평야가 조성됐고 청호저수지는 여기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총저수량은 1892만5000㎥, 유효저수량은 1804만5천㎥, 만수면적은 439㏊, 수혜면적은 부안군 계화면·하서면·행안면 일원 2467㏊이다.

 

4억3천만톤의 물을 담을 수 있으나 3억8천만톤 가량을 담아 관리하고 있으며 농한기에 정읍 섬진제의 물을 받아 담수한다. 섬진제에서 청호지까지 67㎞에 이르는 물길은 물이 오는 시간이 처음에 32시간 걸렸으나 수리시설 현대화로 지금은 24시간이 걸린다.

 

▲ 낚시터·연꽃·철새 변화무쌍

 

청호저수지는 물이 맑아 민물새우·붕어 등 각종 담수어가 풍부하다. 지금은 외래어종이 생태계를 교란시켜 보기드문 크기를 가진 배스 낚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봄·가을은 물론 여름과 겨울에도 낚시인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잔잔한 호수의 수면을 가르며 어부들이 고기잡이하는 정경과 함께 떠오르는 아침해는 한폭의 그림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다. 간척지 안쪽을 막은 인공저수지인 만큼 깊이가 5m를 넘지 않으며 주민들에게는 '잡어채포업'이 허가돼 붕어와 배스·블루길 등이 잡히고 있다.

 

제방의 풀숲을 걸으며 드넓은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자연스런 포즈를 취해 기념사진을 찍는다면 그대로 작품사진이 된다.

 

호수가에 있는 붕어찜 등 붕어요리 전문점은 빼놓지 말아야할 필수 코스다.

 

취수탑 건너편의 연꽃 군락지는 면적이 넓어 또다른 장관을 선사한다. 7월초~8월초 개화기에 찾으면 눈을 즐겁게하는 경관을 선사한다. 내년을 기약할 수 밖에….

 

겨울에는 청둥오리·가창오리·흰뺨오리의 철새도래지다. 수십만마리 철새가 군무를 펼치면 새삼 생태계의 신비를 생각하게 된다.

 

▲ 새만금 등 인근의 관광지들

 

해발 288m로 낮지만 명산으로 소문난 석불산이 있다. 석불산 영상랜드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촬영한 곳이고, 임진왜란때 선조를 안전하게 모셔 공신에 봉군된 고희장군의 사당인 효충사가 있다.

 

변산 누에타운은 특구로서 어린이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채석강과 적벽강, 하섬 바닷길, 곰소 염전 등은 손꼽히는 관광지다.

 

세계 최장 새만금방조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이, 대한민국에서 찾아봐야 할 첫번째 장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