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의 제1원칙…'스스로 하게 하라'

"내적 동기는 창의성으로 나아가려는 의욕을 높이지만 외적 동기는 창의성에 해를 끼친다."

 

스스로 흥미를 느껴 기쁜 마음으로 하는 일은 창의력을 샘솟게 하는 반면 누군가의 강요 때문에 억지로 하는 일은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테레사 아마빌레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저서 '창조의 조건'(21세기북스 펴냄)에서 역설하는 내용이다.

 

'창조의 조건'은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창의성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인들을 분석한 책으로, 저자는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보상과 외부평가를 꼽는다.

 

'거액의 보너스' 등 보상을 약속받거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창의성이 잘 발휘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구상하지도 않은 소설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약금을 받은 뒤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며 집필에 매진하지 못한 적이 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도 대체로 수상 이후에 새로운 업적을 내놓지 못했다. 외부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 새로운 연구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실험 결과와 사례 등을 제시하며 창의성이 발휘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라고 강조한다. 외부평가 등 외적 목표에 집중하느냐, 과업 자체의 재미와 흥미 같은 내적 요소에 집중하느냐의 차이가 창의성 발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창의성에 사회적 요인이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대 교육방식이 신성한 호기심을 아직 완전히 질식시키지 못한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호기심이라는 섬세하고 연약한 작은 식물에게는 자극 이외에도 자유가 필요하다. 자유가 없다면 호기심은 반드시 쇠약해지고 시들해진다. 강압과 의무감이라는 수단을 통해 보고 탐색하는 즐거움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전문적인 실험 내용이 많아 책 내용이 쉽지 않고 분량도 만만치 않지만, 창의성이 교육의 최대 화두인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고빛샘 옮김. 544쪽. 2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