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길목, 개성 넘치는 연극이 몰려온다

'제11회 영호남 연극제-네도시 이야기' 개막…경북 구미·경남 진주 공연 마치고 5일까지 전주공연

축하공연인 서울 민중극단의 '6.25전쟁과 이승만' (desk@jjan.kr)

전라북도 전주와 경상남도 진주, 전라남도 순천과 경상북도 구미. 도시 전체가 공연장이 되는 네도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호남연극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정진수 김도훈)가 주최하는 제11회 영호남연극제 '네도시 연극제'가 1일부터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과 놀이마당에서 펼쳐진다.

 

영남과 호남지역 네 도시를 순회하는 영호남연극제는 7월 말 개막, 이미 구미와 진주 공연을 마쳤다. 전주 공연이 끝나는 이달 6일부터는 순천으로 장소를 옮겨 축제를 이어간다.

 

많은 연극제 중에서도 영호남연극제는 지역 연극인들과 지역 극단들이 참여해 만들어 내는 의미있는 행사다. 각 지역의 연극협회가 중심이 돼 영호남연극제 집행위원회(최경성 전주연극협회장, 서보룡 진주연극협회장, 양숙량 순천연극협회장, 김용원 구미연극협회장)를 꾸리고 작품선정위원회를 통해 지역민들이 좋아하고 교감할 수 작품을 우선적으로 택했다.

 

전북지역 공식초청작은 극단 사계(부산)의 'Love is… 2', 극단 현장(경남)의 옴니버스 넌버벌 '광대들', 극단 물의진화(울산)의 '어두워질 때까지', 극단 거울(전남)의 '절대사절', 순천시립극단(순천)의 '신 배비장전' 등 다섯편. 지역별로 다른 개성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극단 현장의 '광대들'은 마임으로 영역을 분류할 수 있는 움직임극. 잘 훈련된 배우들의 움직임과 그들이 간간히 내뱉는 무의미한 언어들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순천시립극단은 극 중 배경을 순천으로 옮겨온 '신 배비장전'으로 한바탕 웃음을 전한다.

 

서울 민중극단의 축하공연도 마련됐다. 1953년 6월 초, 서울 경무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함께 워싱턴의 주미대사관에 보낼 훈령을 작성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6·25전쟁과 이승만'이 무대에 오른다.

 

최경성 집행위원장은 "소통의 기본은 정서의 합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중들이 서로를 보듬을 수 있게 하는 가장 적절한 예술 분야인 연극을 통해 영호남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호남연극제를 축하하며 전북지역 극단들과 예술인들은 공연장 밖 놀이마당에서도 판을 벌인다. 4일 오후 6시부터는 푸른문화의 저글러 준 '돌리고! 돌리고!', 달란트 연극마을의 '판토마임 컬렉션', 극단 명태의 뮤지컬 갈라쇼 '러브 홀릭'이, 5일 오후 5시30분 부터는 폐막 리셉션 'J-PAM'을 비롯해 아하마드 압둘아짐의 이집트 전통공연 '탄누라', J프로젝트의 우리음악 밴드공연 '연인', 창작극회의 '정민영과 함께하는 우리소리 배우기' 등이 공연된다. 푸른문화와 달란트연극마을, 명태의 무대는 5일에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