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구학교 긍정적 효과는 살려나가야

도교육청이 자체 지정 연구·시범학교 정비계획을 엊그제 내놓았다. 김승환 교육감의 전북교육개혁 의지가 담겨 있는 처방이다.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수업결손을 막겠다는 게 골자다. 그간 도교육청 지정 연구·시범학교는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거나 중복 지정되고,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교육계 안팎에서 제기되어 왔다. 이런 점에서 아직 절차가 남아있지만,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현재 도교육청 지정 연구학교는 233개로 도내 전체 760개 학교의 30%에 달한다. 여기에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51개와 타 기관 요청 23개 등을 합치면 자그마치 전체 학교의 43%가 연구·시범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연구학교가 이처럼 많은 것은 연구학교 근무경력이 교원의 승진에 주요 가산점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니 학교마다 연구학교 확보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결과적으로 같은 과제를 두고도 여러 학교가 지정될 수밖에 없다. 과중한 연구학교 업무는 수업결손으로 이어지고 운영과 보고회는 대부분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게 도교육청의 분석이다.

 

학교에서는 학교장이 연구학교를 끌어와야 승진을 추구하는 학교 구성원의 기대치를 맞추는 상황이고, 이들 일선 교사들의 요구에 따라 연구학교 지정 청탁을 위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게 교육현장의 여론이다. 학교장의 전시적인 행정과 근무평정에서 상위점수를 받기 위한 교원들의 석연치 않은 몸부림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앞으로 3년 뒤엔 도지정 연구학교를 일몰제 형식으로 사실상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는 이번 일을 통해 지역교육을 한 차원 높게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그러려면 연구·시범학교가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일반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실천하는 본래의 긍정적 효과는 살리려는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몰아세우는 일방적 연구학교 정비만으로 하려고 해선 곤란하다. 교육행정의 일관성 차원에서 지나친 정비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기왕에 학교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인 만큼 연구·시범학교가 사라진 후 기존 연구학교 지정 목적을 대체할만한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 교원들의 순수한 연구활동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교원들의 연구의욕이 꺾이고 전문성이 떨어져 결코 그 피해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