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하늘과 땅 산천은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움을 사진, 그림, 음악 등을 통해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온전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쓰는 사람이 역사의식과 혼을 불어넣어야 온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최영 시인의 군산풍물기」(신아출판사) 제1권을 펴낸 최영 시인(65·군산시 수송동)은 "객지 놈이 왜이렇게 (군산에 대해) 많이 아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다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그의 고향은 순창. 월남에서 돌아와 잡은 직장이 군산시청이었다. 1973년부터 군산 사람이 된 그는 "먹고 살기 위해 군산에 왔지만 군산은 (배타적이지가 않아) 누구나 살면 고향일 수 있는 곳"이라며 "군산에서 한 40년 있다보니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사람들은 한평생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거나 말하거나 듣다가 죽습니다. 군산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수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생각과 느낌의 차이 또한 큽니다. 그래서 군산풍물기는 남도 쓰고 나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그는 "풍물은 열사람이 보면 열사람 이야기가 각각 다를 수가 있다"며 "이것들을 뒷사람이 집대성하면 역사가 되고 야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19년 전북에서 최초로 3·1만세운동이 군산에서 발화했습니다. 1910년대 중반에는 전주보다 앞서 죽성동에 군산극장이 생겼고, 1950년에는 군산상업학교 5학년 송길윤이 '제54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지요. 이것 저것 군산과 관련해 담고 싶은 것들이 많아 책 이름도 '풍물기'라고 했습니다."
그의 풍물기는 2008년부터 군산의 한 주간지에 연재한 것들이다. 군산의 정치·경제·문화·사회를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는데, 대부분 직접 체험한 것들과 지인들의 체험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혹시라도 사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군산시사」와 「만인보」 등과 같은 객관적 기록들을 참고했다.
"군산은 외국 풍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곳으로 교회사를 비롯해 민선 시장 열전, 학원사, 체육사, 언론사 등 정리할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풍물기를 이어가며 군산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시인은 "군산 풍물기가 많은 사람이 쓰고 읽으면서 깊이 있고 정확해지고 더욱 아름다운 역사의 강이 되어 도도하게 흐르기를 갈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