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 '사택부지'(상)

호남 최초 3.1운동 발상지 코앞인데…방치 10년, 도심 흉물로

8일 오전 채경석 군산시의원이 호남 최초 3.1운동 발상지의 바로 옆에 위치한 군산시 구암동 한국서부발전(주) 군산발전처 사택부지를 가리키며 10년째 방치돼 흉물로 전략했다며 조속히 군산 시민의 품으로 복구, 역사적인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균진(moscow14@daum.net)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의 '구암동 사택부지'에 대한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공기업의 4만여㎡ 부지와 건물들(건축면적 2992㎡)이 10년 동안 도심속 흉물로 방치돼 지역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는 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상지가 자리하고 있어, 지역민들은 군산건설처의 이같은 행태에 불만을 넘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10여 년간 흉물로 방치돼 있는 한국서부발전(주) 군산발전처 사택..2009년 1월 촬영된 모습 오균진(moscow14@daum.net)

여기에 군산건설처는 지난 7일 준공된 '경암동 LNG복합화력발전소의 공익적 기여사업'으로 전체 부지(4만1166㎡)중 공원으로 지정된 3만2139㎡를 군산시에 매각(60억원 이상)하기로 했으나, 그 안에 위치한 노후 건물의 보상비 및 철거비용을 놓고 군산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지역발전과 함께 한다던 공기업의 윤리의식은 이미 실종됐고, 공익적 기여사업의 정체성도 불분명한 상태다. 이에 2회에 걸쳐 문제점과 대책을 점검해봤다.

 

8일 오전 군산시 구암동 358-2번지 외 7필지(4만1166㎡)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의 사택부지가 을씨년스럽다. 48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건물(3층) 3개동과 14세대의 일반사택, 창고, 식당 등이 덩쿨과 나무숲 사이로 간신히 목격될 정도다. 도심 속 흉물, 그 자체다.

 

군산건설처는 화력발전소가 문닫은 2004년 1월부터 거주자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군산시와 인근 주민들은 2001년부터 관리없이 10년째 방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원지(옛 구암교회)와 인근 900세대의 아파트가 지역 이미지는 안중에도 없는 '실종된 공기업의 윤리의식'과 함께 나란히 자리를 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일제강점기 군산 3.5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성스러운 곳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순국선열들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채경석 군산시의원도 "지역발전과 함께 한다던 공기업이 이럴 수가 있느냐"며 군산건설처를 맹비난했다.

 

그는 "3000여 인근 주민들이 10년째 흉물로 방치된 이 부지 및 건물을 지켜보면서, 비난과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사택부지의 매각이 어떻게 경암동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에 따른 공익적 기여사업에 포함됐는지 의문이고, 이런 상황에서 22억원 상당의 노후 건물의 보상비(약 10억원) 및 철거비(약 12억원)도 군산시에 떠넘기려는 공기업의 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군산건설처는 본사 방침에 따라 부지 및 건물에 대한 매각 협상을 현재 군산시와 진행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