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음서·상피제 실린 '경국대전(經國大典)'

나라 이끌어간 시스템 상세 기록

이번엔 색다른 책을 한 권 소개하고 싶다. 「경국대전(經國大典)」이다. '나라를 경영하는 큰 법전'이란 이 책은 조선이란 나라를 이끌어간 골격을 제공한다. 고려말부터 사람들은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정몽주는 고려와 함께 운명을 다했던 인물이지만, 그 역시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갈망은 같았다. 정도전은 고려의 개혁이 아닌 조선의 건국을 택했다. 정몽주의 구상은 정도전의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으로 이어졌고, 여러 차례의 수정과 보완을 거쳐 대략 백여 년 만에 「경국대전」이 완성되었다. 본문에 말했던 음서나 상피제 모두 이 법전에 실려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경영 시스템이 조선만도 못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 보고나서 평가해보자.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나온 「역주경국대전」이 있는데, 이는 구하기가 어렵다. 원래 번역은 북한에서 먼저 나왔다. 윤국일의 「역구경국대전」, 「신편경국대전」, 「경제육전」과 「경국대전」(신서원) 등이다. 최근에 「역주경국대전주해」(정긍식 역, 한국법제연구원)도 나왔다.

 

/ 문화전문객원기자(전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