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그동안 LH배치를 놓고 승자독식이 있어선 안된다며 분산배치를 통해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전주혁신도시와 진주혁신도시에 나누어 배치하되, 사장이 근무하는 주요 부서와 그렇지 않은 부서를 균형있게 배치하자는 이른바 '2대8 안'을 제시하고 경남한테 우선 선택권까지 주었다.
경남도는 이런 양보안을 거절한데 이어 자치단체끼리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 포스팀 구성마저 거부한 것이다. 오로지 일괄이전만 되뇌이고 있다. LH는 통째로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와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방안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 이건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그런데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의 정종환 장관이 얼마전 '일괄배치'를 언급하고 나서 전북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정 장관은 그동안 소신을 의심받을 정도로 오락가락해 온 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최근 그의 언급을 보면 정부가 이미 경남 쪽에 기운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정부가 이런 의혹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약속한 당초의 분산배치 방안을 고수해야 마땅하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일수록 무게중심을 잡고 원칙을 지켜나가는 게 옳다. 이것이 해답이다. 만약 일괄배치로 갈 수 밖에 없다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 고민하면서 머리를 맞댄다면 제3의 대안도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준과 원칙, 대안제시가 없다면 그 누구도 순응하지 못할 것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한 사회'도 아니다.
전북도는 지금이야말로 신발끈을 바짝 조여야 할 때다. 무턱대고 덤빌 게 아니라 혁신도시 조성 취지와 LH의 분산배치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직원 5600명, 한해 예산 57조8000억원, 자산 50조원 규모의 매머드 공기업을 통째로 경남에 뺐길 수는 없는 일이다. 전북도는 이제부터 정치력을 총동원해 정부가 약속한 당초의 기본원칙을 이행토록 압박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