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레슬링협회는 10월 초부터 유스포프 마이어벡(55) 코치, 사무라도프 유리(68.이상 러시아) 코치 등 외국인 지도자들을 초청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도를 받을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한국 레슬링 대표팀에 외국인 지도자가 합류하는 것은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4년 만이다.
'다시 뛰는 레슬링'을 모토로 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세대교체에 나선 레슬링 대표팀은 지난주 치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11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출격했지만, 그레코로만형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목에 거는 데 그쳤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성적에 비해 성과도 작지 않았다는 것이 대한레슬링협회의 내부적인 평가이다.
그레코로만형 55㎏급의 최규진(조폐공사)은 비록 결승전에서 무릎을 꿇어 은메달에 그쳤지만 4강전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나지르 만키예프(러시아)를 물리치며 실력을 증명했다.
또 60㎏급의 정지현(삼성생명), 84㎏급의 이세열(경성대)과 자유형 55㎏급의 김효섭(삼성생명) 등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은 초반부터 강한 상대와 맞붙는 등 대진운이 좋지 않아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자신감과 숙제를 함께 안고 귀국한 레슬링 대표팀은 남은 기간에 외국인 지도자로부터 기술과 경기 운영 등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을 계획이다.
이번에 대표팀에 합류하는 마이어벡 코치는 특히 한국과 인연이 남달라 관심을 끈다.
마이어벡 코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자유형 대표팀을 가르쳐 박장순과 양현모, 장재성 등이 은메달을 따내는 데 힘을 보탰다.
당시 마이어벡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았던 박장순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자유형 대표팀 감독으로 출전한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대표팀 총감독을 맡아 남자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 종합 1위를 일궈낸 마이어벡 코치가 박장순 감독과 14년 만에 힘을 합쳐 다시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표팀은 이 밖에도 러시아 선수들 가운데 체급별 훈련 파트너를 구해 연습 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계속 유지하는 데에도 신경 쓸 계획이다.
또 다음 달 9~10일 열리는 전국체전 레슬링 대회에서는 경기를 마친 직후 대표팀 선수들이 대학부와 일반부 우승자와 연달아 경기를 치르도록 하는 등 실전 분위기에도 익숙해질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