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LPGA챔피언십 > 정일미 "한국 Q스쿨도 고려"

"주위에서 괜찮다고 하는데 그게 더 힘들더라고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맏언니' 정일미(38.엔프리시스)가 지난달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불거진 오구 플레이 실격 논란에 따른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16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 서코스(파72.6천540야드)에서 열린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정일미는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언론에까지 나고 그러면서 주위에서 걱정도 많이 해주셨다. '괜찮다'는 격려가 불편하게 느껴질 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했다.

 

정일미는 캐나다오픈 1라운드 18번 홀에서 안시현(25)과 공을 바꿔치는 실수를 저질러 실격당했으나 LPGA 투어에서 캐디로 활약하는 래리 스미치가 블로그에 "정일미와 안시현이 실수를 감추려고 하다 뒤늦게 자진신고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올리면서 일이 커졌다.

 

LPGA 투어가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속임수 논쟁은 무책임한 주장이다. 이번 사건은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명쾌하게 답을 내려 해프닝은 일단락됐지만 정일미로서는 마음에 상처가 컸다.

 

지난주 열린 LPGA 투어 P&G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까지 3언더파를 치며 선전했지만 3라운드에서 3타를 잃어 이븐파 213타,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친 정일미는 "느낌이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논쟁 해프닝이)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2002년까지 네 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88골프장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정일미는 "예전 기억도 나고 좋다. 성적이 나면 더 좋겠지만 나 자신이 성적보다 일단 마음을 추스르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8타를 친 정일미는 이날 4오버파 76타로 공동 7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까지 LPGA 선수이사를 지냈던 정일미는 "핑계겠지만 그걸 하다 보니 나가야 하는 회의도 많고 그래서 연습을 제대로 못 할 정도라 올해는 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계획에 대해 "학교에 다니든지 아니면 다른 어떤 변화의 계기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골프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는 한국 대회 출전도 더 자주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LPGA에서 활약한 정일미는 "가족들과도 너무 오래 떨어져 지내다 보니 힘든 부분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그 해프닝 때문에 더 그랬다"며 "내년부터 한국 대회에 더 자주 나오고 싶다. 그러려면 KLPGA 출전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올해 KLPGA 퀄리파잉스쿨에 나오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