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에 김황식 감사원장(62)을 지명했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 총리 후보자는 정부수립이후 첫 전남 출신 총리 후보자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고창 출신으로 유력한 총리 후보군에 거론됐던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재임 당시에 발생한 '촛불 정국'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 막판 3배수 후보군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총리 후보자 인선 발표에서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여준 무엇보다 흠 잡을 데 없는 도덕성과 청렴성이 '공정한 사회'와 부합되는 훌륭한 분이라고 판단, 직접 김 후보자를 설득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이어 "김 후보자는 국정 전반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감사원장으로 2년 넘게 재직하면서 충분한 국정파악의 기회가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임명될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됐던 △대학원 재학 자녀 학비(700만원) 부당 소득공제 △누님 두 분에게 차용한 2억원의 증여 여부 △본인 병역 면제 사유 등 3가지 문제는 충분히 소명이 돼 총리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4회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지법 부장판사와 광주지방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을 지냈다.
한편 정운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맑은 날입니다. 비바람 폭풍우도 시간이 지나면 다 가지요. 지금의 어려움 고난도 그냥 그것을 받고 알아차리면 다 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지요"란 글을 올려 촛불정국이후 힘들게 지내온 시간들을 떠올리며 복잡한 심경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