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명절 연휴를 브라운관 앞에서 보낸 시청자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여느 때보다 긴 추석 연휴지만 올해 추석 연휴 브라운관의 상차림은 재탕ㆍ삼탕한 '음식'으로 빈약하기만 했다.
각 지상파 방송사들은 연휴를 겨냥해 제작한 특집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내세우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의 방송 시간은 '스페셜'이라는 단어를 단 재방송 프로그램이 지배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특집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드는 성의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기존의 방송분을 따로 편집해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으며 드라마는 긴 시간을 할애해 인기 드라마를 재편집해 내보내며 자사 드라마를 홍보해 눈총을 받았다.
반면, 다문화 사회에서의 융합을 꾀하는 프로그램이 많았던 것은 호평을 얻었으며 MBC와 SBS가 방송한 단막극 역시 시청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재탕ㆍ삼탕 프로그램 '범람' = MBC는 특히 추석날인 22일 낮 시간대 '스페셜'이라는 이름을 붙인 재편집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며 '재탕' 방송을 했다.
드라마 '동이'의 스페셜, '뜨거운 형제들'의 아바타 소개팅 스페셜을 내보냈으며 심지어는 전날 방송한 추석 특집 프로그램 '여배우의 집사'를 재방송하기도 했다.
다른 날까지 포함하면 추석 연휴 3일간만 '꽃다발' '세바퀴' '무한도전' '놀러와' '우리 결혼했어요' '무릎팍도사' '무한도전 프롤레슬링 WM7' 등의 재방송이 편성됐다.
상황은 KBS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스펀지' '해피투게더'를 '베스트'라는 꼬리표를 붙여 재편집해 내보냈고 23일 오후 1시부터는 '남자의 자격-남자 그리고 하모니'과 '개그콘서트' '해피투게더'의 재방송을 오후 7시까지 연속으로 편성했다.
SBS도 '스타킹'과 '영웅호걸'을 재편집해 방송했고 'TV 동물농장'의 재편집본도 23일 오후 방송으로 편성했다.
각 방송사들은 자사의 인기 드라마를 재편집해 내보내기도 해 시청자들로부터 자사 프로그램의 홍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KBS는 22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10분 동안 '제빵왕 김탁구'의 29회와 30회를 재방송한 데 이어 23일 밤에는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출연진들이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을 마련했다.
SBS 역시 '자이언트'의 기존 방송분을 여섯 편으로 재편집해 연휴 3일간 낮 시간에 2편씩 내보내고 있으며 MBC 역시 '동이 스페셜'을 22일 낮 1시간 동안 방송했다.
◇다문화 기획 '박수'..단막극 '감동' = 반면 다문화 가정이 늘고있는 최근 추세에 맞춰 지상파 3사가 저마다 기획, 방송한 다문화 사회 관련 기획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KBS는 22일 낮 '다문화 가족 노래자랑'을 통해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이 노래와 장기 자랑을 펼치는 무대를 마련했다.
우즈베키스탄, 영국, 몽골, 러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예심에 참가했으며 이 중 20팀이 방송에 출연해 한국에 사는 외국 출신자들이 이방인이 아닌 우리 주변의 이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또 같은 날 저녁에는 시트콤 형식으로 '글로벌가족 이가(李家)네 며느리들'을 방송했다. 네 아들이 추석을 맞아 모두 외국인 예비 며느리를 데려와 아버지께 결혼 허락을 받는 내용을 담았다.
SBS는 22일 오전 '외국인며느리 열전'을 통해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모두 6쌍의 가정이 초대돼 자신들의 사연과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MBC 역시 연휴 전날인 20일 오전 다문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먼 나라에서 온 내사랑'을 내보냈다.
MBC와 SBS는 각각 '주부 김광자의 제3활동'(극본 배희영, 연출 김윤철)과 '당신의 천국'(극본 정선영, 연출 주동민)을 22일과 23일 추석 특집극으로 방송했다.
'주부 김광자의 제3활동'은 아이돌 남자 가수를 좋아하게 되는 40대 아줌마라는 드라마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던 인물의 이야기를 담아 코믹한 줄거리와 깊이 있는 이야기가 조화를 이뤘다는 호평을 받았다.
SBS의 '당신의 천국' 역시 최불암ㆍ정영숙 등 중견 연기자들의 명연기와 가족애를 가볍지 않은 깊이로 다룬 연출력이 시청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한편, 추석연휴 기간 유일하게 추석 특집 단막극을 내보내지 않은 KBS는 20일부터 4일간 '드라마 스페셜'의 재방송을 밤시간대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