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국체전, 도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전성군(전북대 겸임교수)

20세 이하 독일 여자월드컵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도 태극 여전사들이 한국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대표팀은 일본과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남녀를 통틀어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우승은 17세 이하 여자팀이 처음이다.

 

불과 반세기전, 스위스월드컵에 처음 출전해 헝가리와 터키에 9대 0, 7대 0으로 각각 패하며 세계축구와의 간극을 참혹하게 맛봤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놀랍도록 성장했다. 특히, 앳된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들을 거침없이 요리하는 광경은 두고두고 봐도 감동적이다.

 

우리 축구가 '뻥 축구'의 오명을 떨쳐버린데는, 자폐증상을 일찍 깨닫고 세계화의 흐름에 적극 뛰어든 측면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전국토의 85%에 해당하는 푸른 농촌의 환경과 먹을거리가 밑천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축구처럼 고정관념을 버리고 세방화(Globalization,세계화와 지방화의 신규 합성어)의 수용의 용기는 최근 정보기술, 바이오기술, 녹색기술의 융합체로 그 영역을 무한대로 넓혀 가고 있는 농업분야에서도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이다.

 

가을은 농촌관광의 계절이다. 또 다시 월드컵 진기록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농촌의 신토불이 정신을 보완전술로 활용하면 어떨까. 즉 뜀뛰기의 챔피언 메뚜기, 기습작전의 명수 나나니벌, 수비수의 달인 귀뚜라미, 백발백중 사격선수 폭탄먼지벌레를 꼭짓점으로 하는 시스템 축구를 구사해보자.

 

먼저, 뜀뛰기의 챔피언 메뚜기 전술이다. 메뚜기는 자기 몸길이의 20배나 되는 운동장을 뛴다. 곤충의 뒷다리는 몸을 끄는 일을 하지만 메뚜기의 뒷다리는 몸을 미는 역할을 하면서, 대략 75㎝ 정도를 뛴다. 즉 공격라인, 미드필드, 포백(4-back) 수비라인 모두가 그만큼 많이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기습작전의 명수 나나니벌 전술이다. 나나니벌은 몸 빛깔은 검지만 날개는 유리처럼 투명하며, 배는 실처럼 가늘고 그 끝이 볼록한 게 특징이다. 나나니벌의 사냥 대상은 꿀벌. 나나니벌은 꿀벌을 아주 맛있는 먹이로 여긴다. 꿀벌이 나타나면 나나니벌은 순식간에 돌진해서 침으로 꿀벌을 찔러 버린다. 즉 공격라인은 물론 미드필드의 삼각편대가 방어 및 기습작전에 능하면서도 무서운 골 결정력을 지녀야 한다.

 

셋째, 수비수(守備手)의 달인 귀뚜라미 전술이다. 귀뚜라미는 자기 구역 안에 다른 귀뚜라미가 침범해 오면 발로 차고 입으로 물어뜯으며 싸운다. 그래서 옛날 중국에서는 귀뚜라미 싸움을 붙이는 노름이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포백(4-back) 수비라인은 상대방 공격수를 방어하는데 악착같아야 한다.

 

넷째, 백발백중 사격선수 폭탄먼지벌레 전술이다. 작지만 강한 선수인 폭탄먼지벌레는 자기 몸을 지키고 먹이감을 얻기 위해 사격을 하는 곤충이다. 배 뒤쪽에 붙어 있는 대포 한 방의 위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예컨대 연거푸 전후좌우 방향을 마음대로 조절해서 대포를 쏜다. 4분 동안 29번이나 대포를 쏜 기록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공격라인은 상대방의 허점을 노려 어느 방향에서나 슛팅 스피드는 물론 유효 슛팅이 가능해야한다.

 

축구도 또 하나의 신토불이경영이다. 매운 김치가 몸에 밴 튼튼한 체력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김치 맛과 메뚜기, 나나니벌, 귀뚜라미, 폭탄먼지벌레를 꼭짓점으로 하는 신토불이시스템방식이 대한민국 축구 신화창조를 계속 이어가게 만들 것이다.

 

/ 전성군(전북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