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조민서 정읍 태인초4)
귀뚜라미가 운다
매미더러 이제 그만 가라고
여름은 가고
가을이 왔다고
귀뚜라미가 운다
바람이 분다
뜨거운 여름 다 갔는데
땀 뻘뻘 날 때
그 때 와서 더위 좀 날려주지
이제야 바람이 분다
나뭇잎이 옷을 갈아입는다
해에게서 빨간색을 빌려다
달에게서 노란색을 빌려다
서로서로 예쁜 옷을
나눠입는다
귀뚜라미도
살랑 바람도
오색 단풍도
다 가을 따라 오는데
하늘만 저만치 도망간다.
▲ 신지성 교사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반가운 귀뚜라미, 이제야 찾아온 가을바람에 대한 서운함, 고운 빛깔로 치장한 아름다운 나뭇잎, 더 높아진 하늘의 웅장함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했습니다. 특히 '운다', '분다', '갈아입는다', '도망간다' 와 같이 가을 풍경이 눈앞에 보이듯 생생하게 나타낸 점이 좋습니다.
가을(김호림 정읍 북초4)
햇살 따가운 여름 지나
선선한 바람 부는 가을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풍성하고 즐거워지는 계절
가을
빨간 고추잠자리,
황금색으로 물든 논,
보기만 해도
평화로워지는 가을의 모습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구수한 빛깔로
부드럽게 수를 놓고
길가의 코스모스들
하늘하늘 춤추면
그 위에 누워보고도 싶은 가을
난 이런 가을이 참 좋다
▲ 채유정 교사
가을이 되면서 전체적인 변화를 시로 표현하여 가을이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화려한 색채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을의 변화를 날씨, 산, 들녘으로 나눴는데 이러한 내용을 하나로 묶어서 곡식들의 풍성함을 후각, 미각적 표현을 더한다면 산만한 느낌을 덜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을의 친구들(박소정 정읍 정일초6)
살랑살랑 바람이 나의 말벗이 되어주고
붉으락 붉으락 나뭇잎들이 얼굴을 붉히고
바스락 바스락 마음을 간질이는 노래를 불러줍니다
가을이 친구들을 데리고
우리를 찾아왔나 봅니다
우리들의 마음은 벌써
가을의 친구들과
황금빛 들판을 신나게 뛰고 있습니다
코스모스 사이에 숨었다가
잠자리도 쫒았다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때 쯤
땅거미가 집으로 가라 타이르면
아쉬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집으로 갑니다
▲ 최미화 교사
가을이 되면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자연물들을 친구라고 표현한 점이 좋습니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어릴적 가을 들판을 놀이터 삼아 신나게 뛰어 놀았던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한창 밖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어하는 어린이다운 마음이 마지막 연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단풍잎(이의정 정읍 정일초6)
빨강빨강 뾰족뾰족 단풍잎
어느날부터 스멀스멀
내장산을 찾아왔단다
여름에 분명히 초록빛이었는데
내가 관심두지 않았던 그 사이에
단풍잎도 빨갛게 익어 버렸단다
사람들은 단풍잎을 보고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단풍잎이 빨갛게 익어갈수록
사람들의 옷도 마음도 두꺼워 지는걸
내장산에 커다란 붉은 꽃이 피어날 때
나는 훌쩍 커버린 나를 찾고 있었다는걸
이제야 알게 됬단다
해마다 찾아오는 단풍잎에게
갑자기 고마워진다.
▲ 최미화 교사
해마다 가을이 되면 지천으로 단풍을 볼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가볍게 보지 않고 한해 한해 성장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로 보는 점이 새롭습니다. 더불에 자연의 변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본받을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