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품격 디자인도시 전주를 기대한다

전주는 전통문화가 숨쉬는 고도(古都)이다. 그러나 도시환경은 그에 걸맞게 쾌적하지 못한게 사실이다. 전주 삼천변에 일자형으로 건립된 '성냥갑 (판상형)' 아파트들은 여름철엔 바람길을 막아 '열섬현상'을 일으키면서 가뜩이나 더운 도시를 더욱 무덥게 만든다. 서부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건립된 원룸단지는 대부분 똑같은 모습으로 도시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기에 충분하다.

 

도시미관을 해치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건축물이 이처럼 도시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는 원인은 그동안 시공사가 제출한 설계서가 별다른 디자인 기준없이 건축허가를 통과해 지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시발전을 이루면서 양적 팽창에 치중하다 보니 도시 디자인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데서 비롯된 결과다.

 

전주시는 전반적인 도시미관과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대형 건축물의 건축심의와 관련해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설정 운영하기로 했다. 획일화된 건축물을 탈피하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는 내용은 건축물의 외관 디자인을 비롯 야간 경관, 친환경 에너지 사용 여부까지 다양하다. 전주시는 올해 연말까지 전문가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마련 시행할 계획이다. 심의 대상은 1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미관지구내 허가대상 건축물, 바닥면적 합계가 5000㎡ 이상의 다중이용 건축물이다.

 

전주시는 이미 지난 2008년도에 '아트폴리스 전주'를 선언하고 전담부서인 예술도시국을 신설하는등 도시 디자인을 전면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이는 이명박정부의 '디자인 코리아' 정책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아트폴리스 정책의 각론(各論)인 셈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실천의지와 집행력이다. 아무리 뛰어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도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실제 전주시내 도심의 무질서한 불법광고와 벽보등이 도시 미관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는데도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행정의 집행력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도시 디자인은 도시 발전의 핵심이자 도시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건축심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계기로 전주시가 한단계 업그레으된 세련미와 고품격을 갖춰 세계적인 전통문화도시로 거듭 나기를 기대한다.